
미국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일본과 함께 엔화를 매수하며 이례적인 외환시장 공동 개입에 나선 배경에는 일본은행의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영향을 미쳤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11일 교도통신과 마이니치신문은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이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의 최근 발언을 금리 인상에 무게를 둔 '매파적' 신호로 받아들이면서 일본과의 공동 개입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우에다 총재는 지난달 31일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를 마친 뒤 기자화견에서 기조 물가 상승률이 2%의 물가 안정 목표를 넘어설 위험성을 언급하며 상황에 따라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은 이를 우에다 총재가 9월 회의에서의 금리 인상을 강하게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였고, 엔화 약세를 막기 위한 외환시장 개입에 일본과 보조를 맞췄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 내에서는 이번 공동 개입으로 일본은행이 9월 회의에서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압박이 한층 커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일본 정부 고위 당국자는 "미국 측이 우에다 총재의 발언을 높게 평가했다"며 "일본은행은 (9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리 인상이라는 선택지 이외에는 택할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엔화 가치가 지나치게 떨어질 경우 수입 물가를 올려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울 수 있다고 보고 대응책을 모색해왔다. 다만 일본의 단독 시장 개입만으로는 엔화 약세 흐름을 되돌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물밑에서 미국에 공동 개입을 요청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역시 엔화 약세와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 미국 수출 산업의 경쟁력을 저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아울러 일본의 장기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미국 국채 금리도 함께 동반 상승할 수 있고, 이는 미국 경기 냉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가을 중간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경기 침체와 고금리로 유권자들의 불만이 확대되는 상황을 피하려는 판단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에 저금리 정책으로부터 벗어날 것을 촉구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금리 인상을 직접적으로 요구하지는 않으면서도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와는 15년간 알고 지낸 사이"라며 "시장 감각이 매우 뛰어나 깊이 신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간접적으로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을 기대하고 있다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hankyungtv.com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