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에 크게 출렁인 국내 증시가 8월 둘째주인(10~14일) 지난주 내내 반등 흐름을 이어가는 등 바닥을 다지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4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719.17포인트(11.49%) 오른 6,977.94로 장을 마쳤다.
7월 한달간 이어진 급락장 끝에 지난달 31일에는 역대 최대폭(1,001.89포인트·17.91%) 상승을 기록했다. 그러나 긴 조정으로 투자심리가 크게 훼손된 데다, 하루 만에 너무 큰 폭으로 뛴 탓에 단기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져 그 이후 한동안 지지부진했다.
지수는 6,500대 후반에서 6,300선 아래로 다시 밀리다 지난주 초부터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마지막 거래일인 14일에는 장중 7,010.86까지 올라 한때 '7천피'를 회복했다.
미국 빅테크 실적발표에 인공지능(AI) 산업 수익성과 인프라 투자 지속성과 관련한 시장 의구심이 해소된 영향이다.
엔비디아가 월가 큰손들과 5천억 달러(약 706조원) 규모 AI 인프라 자금조달 플랫폼을 구축했다는 소식에 반도체 투자심리에 모처럼 불이 붙었다.
그 밖의 호재는 AI 클라우드 업체 코어위브와 서버 제조사 슈퍼마이크로컴퓨터의 '깜짝 실적', 샌디스크의 중장기 전망 업데이트 등이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전주 대비 0.49% 상승하자 과매도 구간에 돌입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큰 폭 올랐고, 국내 증시도 다시 탄력이 붙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한 주간 18.83% 올라 '27만 전자'를, SK하이닉스는 15.68% 상승해 '160만 닉스'를 회복했다.
다만, 지난달 31일 종가(삼성전자 26만2천500원, SK하이닉스 171만8천원) 대비로는 삼성전자가 4.57% 오른 반면, SK하이닉스는 아직 4.25% 내린 수준이다.
지난주(10∼14일)에는 외국인이 6조5천741억원을 순매수해 '사자'로 돌아섰다.
기관도 7천719억원을 순매수했는데, 개인은 홀로 7조846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도 코스피와 마찬가지로 5거래일 연속 상승해 전주 대비 65.84포인트(8.24%) 오른 864.65로 마감했다. 직전 주 상승폭은 79.05포인트(10.98%)였다.
뉴욕증시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경기 둔화 우려 탓에 소폭 하락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2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17% 내렸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0.28% 하락했다.
이날 미국 7월 소매판매가 발표됐는데, 전월 대비 0.6% 감소해 지난해 5월(-1.1%) 이후 1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이는 컨센서스(시장평균전망치·0.1% 증가)를 크게 밑돈 수준이다.
8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도 51.0으로, 전월 대비 7.6% 하락해 컨센서스(54.5)에 못미쳤다.
최근 발표된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완만한 둔화세를 보여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늦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시장에 형성된 터였다. 그러나 소비가 급격히 둔화하자 실물 경기 충격에 대한 경계감이 커졌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소매판매 발표 직후에는 국채금리가 하락했지만 소비자심리지수도 크게 둔화한 가운데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했다. 특히 유럽 국채 금리가 급등하자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며 주식시장도 하락 전환했다"고 말했다.
유럽에선 물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폭염과 가뭄에 따른 흉작과 물류차질, 에너지난 등이 겹쳐서다.
서 상무는 "여기에 방위비와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국채 공급 증가도 영향을 미치며 독일과 영국 실질금리가 10여년 내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프랑스는 10년물 국채금리가 4%를 넘어선 데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긴축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정치 불확실성까지 유입되며 금리가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반등세를 보인 반도체 업종 기업 일부가 하락한 것도 지수에 영향을 미쳤다.
샌디스크(+7.39%), 웨스턴 디지털(+4.41%), 시게이트(+5.65%), 마이크론(+2.30%) 등은 여전히 강세였지만, 엔비디아(-0.06%)와 인텔(-1.97%), 브로드컴(-5.94%), AMAT(-5.12%), 램리서치(-1.38%) 등은 하락했다.
한국 증시 투자심리 관련 지표도 엇갈렸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상장지수펀드(ETF)는 0.63% 상승했지만, MSCI 신흥국 ETF는 0.10% 내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0.31% 하락했다. 러셀2000 지수는 0.51% 올랐으나, 다우 운송지수는 0.62% 내렸다.
코스피200 야간선물은 0.36% 하락했다.
금주 국내 증시는 AI 수요와 관련한 의구심이 진정되는 흐름 덕분에 추가 반등을 시도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AI 관련 종목의 실적 확인이 대부분 마무리된 만큼, (한국시간) 27일 엔비디아 실적이 전방 수요 검증의 최종 확인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시장은 반도체 실적 상향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고 있으나, 이는 실적 지속성에 대한 신뢰가 아직 확보되지 않은데 기인한다"면서 "신뢰 회복 국면에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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