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강경파 수뇌부가 지난 6월 미국과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이후에도 합의를 신뢰하지 않은 채 더 큰 무력 충돌에 대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 라인에서 평화 협상을 준비하는 동안 군부는 미사일·드론 생산을 늘리고 주변 친이란 무장 세력과의 공조를 강화하는 등 지난 두 달간 확전 준비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16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란 및 중동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란 강경파 수뇌부는 미국과 체결한 종전 MOU를 지속 가능한 평화로 이어질 합의로 보지 않았다.
오히려 미국이 향후 더 큰 공격에 나서기 전 시간을 벌기 위한 조치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대화에 기대를 걸기보다 군사력 강화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노력에는 정규군에 대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통제권을 확대하고, 이라크전 및 내부 진압 경험이 있는 베테랑 인사를 핵심 보직에 임명하는 한편 미사일 및 드론 생산을 가속하는 조치 등이 포함됐다.
이란 외교관들이 미국과의 평화 협상을 준비하는 동안, 은둔 중인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확전에 대비해 안보 기구를 정비했다.
이 같은 준비를 토대로 이란 강경파 지도부는 빠르게 주도권을 잡고, 선박을 공격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했다. 또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우회로로 사용되던 홍해까지 전장을 넓혔다.
WSJ가 인용한 중동 정보 당국자들은 통신 감청 등을 통해 이란 지도부가 전쟁을 확대하고 미국이 부담해야 할 전쟁 비용을 끌어올리기 위해 전열을 재정비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전했다.
감청 정보 등에 따르면 IRGC는 MOU가 만들어낸 소강상태를 활용해 이들의 동맹군과 함께 필요시 공격을 강화하기 위한 기반을 다졌다.
IRGC는 예멘 후티 반군 통제 지역에 사령관들을 보내 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 세력과 공조해 사우디아라비아와의 무력 충돌을 확대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확전 계획에는 페르시아만의 해저 통신 케이블 절단, 쿠웨이트·바레인 등 시아파 거주 국가 내 소요 사태 유발, 쿠웨이트 내 지상 작전 감행 등도 포함됐다.
실제 지난달부터 이란과 연계된 세력의 공격 수위는 높아졌다. 사우디 석유 시설과 미군 기지 등을 잇달아 공격했고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아랍에미리트(UAE) 선박을 타격했다.
사르다르 모헤비 IRGC 대변인은 지난달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 인터뷰에서 "우리는 휴전 기간을 최대한 활용했다"며 "역량을 강화하고 미사일 생산 속도를 높였으며 미사일 정밀도를 향상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이란의 대비 태세는 전쟁에 대한 미국과의 시각차를 극명히 보여주며, 양측이 조만간 전쟁을 끝낼 지속 가능한 합의에 도달하기 어렵게 하는 극심한 불신을 반영한다고 WSJ은 분석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hankyungtv.com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