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대기업 지주회사나 대표회사가 계열사로부터 상표권 사용료(이하 간판값)로 2조원 넘는 돈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자산 5조원 이상 공시 대상 기업집단(이하 대기업) 102곳의 간판값은 2조2천23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 기록이다.
기존 기록은 1년 전의 2조1천530억원이었다.
간판값은 대표회사가 계열사로부터 유·무상으로 상표권을 넘겨받거나 신규 기업 이미지(CI) 도입으로 대표회사가 상표권을 취득해 받게 된다.
올해 대기업 지정 102개 그룹 중 지난해 기준 80개 그룹이 1천16개 계열사로부터 간판값을 받았다.
기업 중 SK가 지난해 3천499억원으로 가장 많은 간판값을 수취했다. SK는 2020∼2024년 2위였다가 1위로 올라섰다.
줄곧 1위를 지킨 LG는 3천490억원으로 2위로 한 계단 내려갔다.
올해 공정위로부터 브랜드 사용료 적정성 여부를 들여다보기 위한 현장 조사를 받은 한화(1천992억원)와 CJ(1천331억원)가 나란히 3∼4위를 차지했다. 5위 포스코(1천282억원), 6위 롯데(1천244억원)까지 1천억원이 넘었다.
GS(992억원), 효성(616억원), HD현대(575억원), LS(573억원) 순으로 그 뒤를 따랐다.
대표회사나 지주회사가 계열사로부터 간판값을 받는 행위는 정상 거래지만, 간판값의 정확한 가치를 측정하기 어려워 계열사의 이익을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높은 지주회사로 손쉽게 이관하도록 악용될 여지가 있다.
간판값은 매출액에서 광고 비용 등을 제외하고 일정 요율을 적용해 산정된다. 다만 실제로 구체적인 간판값 산정 방법과 요율은 회사별로 다양하다.
공정위도 6∼7월 한화, CJ를 대상으로 현장 조사하고, 간판값 적정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정상가격을 마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양수 의원은 "계열사가 마케팅과 광고 등을 통해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공로가 큰데도 지주사가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대가를 받아 가는 것은 계열사가 이중으로 지출하는 부당한 행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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