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자산운용이 리플, 미국 운용사 카나리캐피털과 손잡고 디지털자산 선점에 나섭니다. 스테이블코인부터 디지털자산 ETF, 토큰증권까지, 제도 시행을 앞두고 미래 금융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됩니다. 단독 취재한 증권부 이민재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이 기자, 이번 협력의 핵심부터 정리해주시죠.
<기자>
핵심은 ‘3자 연합’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과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양대 산맥인 리플, 미국 운용사 카나리캐피털이 디지털자산시장 선점을 위한 구체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내 금융사와 글로벌 운용사, 블록체인·결제 인프라 기업이 결합하는 구조입니다. 한화자산운용은 금융 상품 운용 역량, 카나리캐피털은 미국 시장과 글로벌 투자자 네트워크, 리플은 블록체인 기술과 국제 결제 인프라를 갖고 있습니다.
국내 디지털자산기본법 등 제도가 정비되기 전에 거래·보관·지갑·결제·실물연계자산, RWA·ETF까지 연결하는 기반을 먼저 만들겠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앵커>
향후 행보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제도가 마련되면 관련 상품을 내놓는 등 로드맵을 만들고 파트너십 단계를 밟고 있습니다. 전통 금융과 디지털자산을 하나의 투자 생태계로 묶는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이와 관련해 관계자 발언 직접 들어보시죠
[ 스티븐 맥클러그(Steven McClurg) / 카나리캐피털 CEO : (한화와) 우리는 실물자산(RWA, Real-World Assets)의 토큰화가 금융 시스템의 미래라고 강하게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토큰화가 어떤 모습으로 발전할지, 그리고 이것이 글로벌 경제·금융 시스템의 다음 단계가 될 수 있는 지에 대해 많은 논의를 해왔습니다. 리플 재단과 리플의 협력을 통해 미국 최초의 XRP ETF를 출시했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한국에서도 ETF를 출시하는 것입니다. ]
<앵커>
한화금융그룹 전체로 보면, 이번 협력의 확장 가능성도 있겠군요.
<기자>
이번 연합은 한화자산운용뿐 아니라 한화투자증권 등 그룹 전체의 디지털자산 전략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화투자증권은 내년 디지털자산 플랫폼, 이른바 DAP 출시를 목표로 실물자산 토큰화와 발행·유통, 거래를 아우르는 통합 사업 모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올해 글로벌 웹3 지갑 플랫폼 기업 크리서스, 디지털자산 데이터 플랫폼 쟁글에도 투자했습니다. 또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지분도 약 9.8% 보유하고 있는데요. 운용사와 증권사, 거래소 투자, 지갑과 데이터까지 연결해 디지털자산 생태계를 넓혀가는 그림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한화운용과 리플 등이 연합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급변하는 시장'이 있습니다. 전통금융과 디지털자산 업계 모두가 선점 전에 뛰어드는 모습입니다.
조예별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조예별 기자>
증권사 등 제도권 금융사들이 디지털자산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습니다.
지분 투자를 넘어 디지털자산 거래소의 이용자와 인프라를 기존 금융 상품과 직접 연결하는 등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미래에셋입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디지털자산 거래소 코빗의 지분 92%를 인수하고 코빗의 사명을 '디지털엑스(Digital X)'로 변경했습니다.
실물연계자산(RWA)과 토큰증권(STO)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전통자산과 디지털자산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입니다.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은 두 자산을 통합 관리하는 투자 플랫폼 'MAPS'를 출시했는데,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미국과 싱가포르까지 시장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디지털자산 거래소 코인원의 지분 20%를 취득하며 전략적 연대에 나섰습니다.
코인원 앱에서 한국투자증권 주식 투자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자사 앱에서도 디지털자산 시세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준비 중입니다.
업계 1위 두나무와 네이버의 결합 논의도 시장의 큰 관심사입니다.
두 회사의 결합이 완료되면 두나무의 디지털자산 이용자 기반에 네이버의 간편 결제와 커머스 등 플랫폼 생태계가 연결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여기에 삼성과 한화 등 대기업 금융 계열사의 지분 참여가 기술 협력까지 이어질 경우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주도권 다툼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황석진 /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 앞으로는 하나의 플랫폼에서 모든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종합 디지털 독립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주도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에 앞으로도 금융사와 디지털 사업자 간의 시너지 활동은 계속 지속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을까…]
금융사 입장에서 수익 다각화는 물론 STO와 RWA, 커스터디 등 새로운 시장을 먼저 선점할 수 있는 만큼 디지털자산 사업 확장 움직임은 앞으로 더 가속화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한국경제TV 조예별입니다.
<앵커>
그런데 비트코인 가격은 최근 주춤하고, 관련 ETF 자금 유입도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업계가 뛰어드는 이유가 있나요?
<기자>
업계가 주목하는 건 디지털자산이 아닙니다. 주식과 채권, 펀드 같은 전통 금융 자산이 블록체인 위에서 토큰 형태로 거래되는 변화입니다. 이 과정에서 결제 수단으로 스테이블코인이 쓰이고, 거래와 보관에는 디지털자산 인프라가 활용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전통 금융과 디지털자산의 경계가 사라지는 시점에 대비해 금융사와 디지털자산 업계가 미리 손을 잡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제도가 갖춰지면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겠군요. 다만 국내가 글로벌 경쟁보다 늦는다는 우려도 있죠?
<기자>
국내 시장에서 합종연횡이 활발하지만, 글로벌 시장은 이미 표준 경쟁에 들어갔습니다.
비자와 마스터카드, 블랙록, 코인베이스, 구글, 리플, 스탠다드차타드 등은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과 결제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습니다. 블랙록은 이미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를 위한 미 국채 기반 유동성 상품을 내놓는 등, 전통 자산운용과 디지털 달러 생태계에서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글로벌 디지털자산 기업의 국내 공략도 빨리는 상황입니다. 비트고(BitGo)의 한국 법인 비트고코리아가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 수리를 받았는데요. 하나금융와 SK텔레콤이 투자한 비트고코리아의 국내 사업이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미국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되면 이런 움직임은 더 빨라질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글로벌 기업들이 표준으로 자리 잡기 전에, 국내도 원화 기반 결제와 유통 생태계를 얼마나 빨리 만들 수 있느냐가 과제가 될 전망인데요. 그런 점에서 제도 마련이 시급하단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지금까지 증권부 이민재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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