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력가들의 명의를 몰래 도용해 380억원을 빼돌린 해킹조직의 총책에게 법원이 징역 20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박준석 부장판사)는 20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중국 국적 전모씨에 대해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재력가를 범행 대상으로 물색해 재산을 탈취했다"고 짚으며, 이 사건 피해자들이 통상의 보이스피싱 사건과 달리 별다른 잘못 없이 무방비 상태로 재산을 빼앗겼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어 "피해자 개인뿐 아니라 대민 금융시스템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특히 전씨가 자신을 조종한 진짜 총책이라고 주장한 인물의 존재가 실제로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도 양형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재판부는 이를 두고 전씨가 범행을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전씨는 태국 등 해외를 거점 삼아 해킹 범죄조직을 꾸린 뒤 2023년 8월부터 작년 1월까지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빼낸 다음 피해자 명의로 알뜰폰을 몰래 개통, 확보한 계정으로 금융계좌와 가상자산 계정의 자산을 빼돌려 총 380억여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피해자에는 그룹 방탄소년단(BTS) 정국 등 유명 연예인과 재계 30위권 기업의 총수도 이름을 올렸다. 표적이 된 이들을 세분하면 기업 회장·대표·사장급 8명, 임원 1명, 연예인 및 인플루언서 3명, 가상자산 투자자 3명이다. 정국의 경우 84억원 상당의 하이브 주식을 탈취당할 뻔했으나 소속사가 피해 사실을 곧바로 알아채고 지급 정지 조치에 나서면서 실질적인 손해로는 번지지 않았다.
경찰은 인터폴과 공조해 작년 5월 태국 현지에서 그를 붙잡았고, 법무부와 경찰청의 협조로 같은 해 8월 국내로 송환돼 9월 구속기소됐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hankyungtv.com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