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끝낼 때"…경제난에 반기 든 이란 협상파

입력 2026-08-22 20:24  

테헤란 거리. (사진=연합뉴스)
이란 내 대표적인 협상파 정치 지도자들이 미국과의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내부 강경파와 공개적으로 대립각을 세웠다.

21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 협상파를 대표하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날 현지 매체 보도를 통해 "전쟁은 어느 시점에는 끝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을 이어가기보다는) 오늘 우리의 힘과 위엄을 보여주고, 우리가 전쟁에서 승리했으며 이제 전쟁을 끝내고 있다는 점을 세계에 알리는 게 더 낫다"고 강조했다.

대미 종전 협상에서 이란 측 협상단장을 맡고 있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그는 "전쟁을 경험한 입장에서 우리는 평화의 진정한 가치를 잘 알고 있다"며 "우리가 아무리 많은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국민이 어려움을 겪는다면, 또 국가에 자금이 돌지 않고 경제가 성장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발전을 이룰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이란 지도부에서 전쟁을 끝내고 경제부터 추슬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발언 자체가 이란의 경제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한다. 장기간 이어진 전쟁에 트럼프 행정부의 해상 봉쇄까지 겹치면서 국민들의 생계 부담이 한층 커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를 중심으로 한 이란 내 강경파는 여전히 전쟁을 계속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들은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맺고 60일간 협상을 이어가는 동안에도, 전선의 소강상태를 틈타 오히려 추가 전투를 준비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이란 협상파의 주장과 달리 앞으로 긴장이 더 고조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INSS)의 대니 시트리노비치 연구원은 "갈리바프 의장과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양국 간 긴장 고조 가능성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hankyung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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