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밤 뉴욕증시에서는 이번 주 예정된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가 짙어진 가운데, 미국의 대이란 제재 확대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감까지 겹치며 반도체와 AI 하드웨어 관련 종목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영향이다.
북미 무역협상 결렬…트럼프 '50% 관세' 경고에 상호 공급망 타격 우려
자동차주 역시 관세 악재에 직격탄을 맞으며 약세를 보였다. 주말 사이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 협상이 결렬되면서 관세 부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내년 1월부터 캐나다산 자동차, 트럭, 자동차 부품, 철강에 대한 관세를 50%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자동차 업체들 역시 캐나다 및 멕시코에 걸쳐 부품을 생산하고 조립하는 등 국경을 여러 차례 오가는 복잡한 공급망을 갖고 있어, 관세 인상 시 미국 자동차 완성업체들의 생산 비용 증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로 제너럴모터스(GM)는 관세 영향으로 지난해 영업이익이 약 20억 달러 줄었다고 발표한 바 있으며, 공급망 재편 부담까지 겹치며 자동차 관련주 전반에 하락 압력을 더했다.
샤오펑, 투자 확대에 수익성 악화…3분기 전망도 기대 이하
중국 기업들도 실적과 개별 이슈에 따라 특징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중국 전기차 업체 샤오펑(XPEV)은 다소 부진한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이 시장 예상치를 밑돈 가운데, 신차와 AI 기술 개발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면서 자동차 및 서비스 사업에서 거둔 이익이 상당 부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 판매 역시 기대만큼 강하지 않았다. 인도량은 1분기보다 65% 증가했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회사가 제시한 3분기 전망도 월가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한편 샤오펑의 로봇 자회사 도고틱스는 첫 번째 자금 조달에서 9억달러 이상을 확보했으며, 기업가치가 63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시장은 로봇 사업의 호재보다 당장의 실적 부진에 더 주목했고, 샤오펑 주가는 8.53% 하락세를 보였다.
핀둬둬, 출혈 경쟁과 소비 부진에 실적 압박
중국의 저가 쇼핑 애플리케이션 테무를 운영하는 핀둬둬(PDD)도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분기 이익이 감소했고 매출도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핀둬둬는 중국 시장에서 타오바오와 징둥닷컴 등 경쟁 업체에 맞서 할인과 보조금을 지속해서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고용 불안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소비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으면서 중국 소비자들은 지출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결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가격을 더 낮추는 경쟁에 나서면서 수익성 부담도 커지고 있다.
도이치뱅크는 실적 발표를 앞두고 상황이 추가로 악화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고, 당장 주가 반등을 이끌 만한 뚜렷한 재료도 없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부족한 주주환원과 제한적인 정보 공개도 문제로 지적했다. 실적 부진에 여러 우려가 겹치면서 핀둬둬 주가는 1.48% 하락 마감했다.
알리바바, 800억홍콩달러 유상증자 추진…지분 희석 우려
알리바바(BABA)는 AI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조달 규모는 800억홍콩달러로, 한화 약 14조원에 달한다.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홍콩 증시 상장사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의 유상증자가 될 전망이다. 알리바바는 조달한 자금을 AI 인프라 확대 등 관련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다만 대규모 신주 발행에 따라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영화 ‘빅쇼트’의 실제 인물로 알려진 투자자 마이클 버리도 이번 계획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알리바바 주식을 다시 매수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알리바바는 문서나 웹페이지를 바탕으로 최대 30초 분량의 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새로운 AI 영상 모델 ‘완 3.0’도 공개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AI 관련 호재보다 대규모 유상증자에 따른 부담이 더 크게 반영되면서 주가는 0.73% 하락세를 보였다.
펠로시 투자 내역 공개에 블룸에너지 상승
낸시 펠로시 미국 연방하원의원이 블룸에너지(BE)와 인텔에 새롭게 투자한 사실도 공개됐다. 펠로시는 두 회사의 주식뿐 아니라 향후 주가 상승에 베팅하는 콜옵션도 함께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에너지가 유명 정치인의 새로운 투자 종목으로 이름을 올리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고, 주가도 1.28% 상승세를 보였다.
힘스 앤 허스, 고객 결제 분쟁 급증에 약세
원격의료 업체 힘스 앤 허스(HIMS)는 체중감량 구독 서비스를 둘러싼 고객들의 결제 분쟁이 크게 늘었다는 소식에 주가가 8% 하락했다.
지난 7월 신용카드 결제에 이의를 제기한 고객이 급증하면서 카드사 비자는 힘스 앤 허스를 별도 관리 대상으로 지정했다. 결제 문제를 제기하는 고객이 크게 늘자 비자가 해당 회사를 집중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힘스 앤 허스는 결제 분쟁 한 건당 8달러의 추가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내부 문서에 따르면 이에 따른 비용은 9월 한 달에만 약 7만5천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 분쟁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주가는 약세를 나타냈다.
럼 그룹, 137억달러 규모 AI 칩 공급 계약 체결
미국의 비디오 공유 플랫폼으로 잘 알려진 럼블은 지난 6월 회사명을 ‘럼 그룹(RUM)’으로 변경하고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기존 동영상 플랫폼뿐 아니라 AI를 중심으로 한 신규 사업부도 함께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AI 사업과 관련한 대형 계약이 공개됐다. 럼 그룹은 아직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클라우드 업체에 AI 칩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계약 규모는 137억달러에 달한다.
AI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실제 대형 계약으로 이어졌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주가는 3.43% 상승세를 보였다.
스트래티지, 비트코인·자사주 매입용 현금 16억달러 확보
세계에서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으로 알려진 스트래티지(MSTR)는 향후 비트코인을 추가로 매입하거나 자사주를 사들이는 데 활용할 수 있도록 약 16억달러의 현금을 별도로 마련했다.
회사는 이 자금을 ‘USD Cash’라고 명명했다. 이는 배당이나 이자 지급을 위해 기존에 마련해 둔 준비금과 별도로 새롭게 확보한 자금이다.
필요할 때 즉시 활용할 수 있는 현금을 추가로 확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스트래티지 주가는 2.83% 상승세를 보였다.
오은비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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