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0→84억' 헐값에 처분했는데…'특급 칭찬' 쏟아진 이유 [주식R]

안익주 기자

입력 2026-08-25 13:52  

'1450→84억' 헐값에 처분했는데…'특급 칭찬' 쏟아진 이유 [주식R]

LG생건, 적자 사업 정리·자체 브랜드 집중 북미 매출 47.3% 증가…홀로서기 자신감

LG생활건강이 미국 화장품 자회사 '에이본'(The Avon Company)을 약 84억원에 매각하기로 한 가운데 증권가는 적자 사업을 정리하고 성장성이 높은 자체 브랜드에 자원을 집중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북미 법인 LG H&H USA가 보유한 에이본 지분 100%를 '스트랫포드 월드와이드'에 약 84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스트랫포드 월드와이드는 '에이본 인터내셔널'을 운영하는 글로벌 투자회사 리전트의 관계사다. 정확한 거래 대금은 거래 종결 시점에 확정될 예정이며, 거래 종결 예정일은 다음 달 1일이다.

매각에 앞서 LG H&H USA가 에이본에 빌려준 약 2,863억원은 자본으로 출자전환할 계획이다. 이는 기존 대여금 관계를 정리하기 위한 절차로, 별도의 신규 현금 투입이나 지분율 변동은 발생하지 않는다.

LG생활건강은 앞서 2019년 한화로 약 1,450억원을 들여 에이본을 인수했다. 이번 매각가는 당시 인수가의 약 6%에 불과하다. 이에 한화투자증권은 이번 거래에 대해 "과거 인수자산의 가치 훼손을 확인하는 거래"라고 평가했다.

LS증권은 에이본 매각으로 LG생활건강의 연간 연결 매출이 약 2,6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에이본의 영업이익 기여도가 크지 않았던 만큼 전체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지난해 북미 에이본 사업이 순손실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매출 감소보다 저수익 사업 정리에 따른 수익성 개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비핵심 자산을 정리해 사업 구조를 단순화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자체 브랜드에 자원을 재배분한다는 점에서 주가에 긍정적인 결정"이라고 짚었다.

LG생활건강은 향후 닥터그루트와 빌리프, CNP 등 K뷰티·웰니스 브랜드에 마케팅비와 투자 자원을 집중할 계획이다.

한화투자증권도 이번 매각을 LG생활건강의 북미 사업이 자체 브랜드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LG생활건강은 과거 에이본을 북미 유통망 확보를 위한 교두보로 활용했지만 최근에는 닥터그루트와 CNP, 빌리프, 더페이스샵 등 자체 브랜드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실제로 LG생활건강의 2분기 북미 매출은 2,058억원으로 전년 대비 47.3% 증가해 처음으로 중국 매출을 넘어섰다. 자체 브랜드 매출 비중도 50%까지 높아졌으며, 관세 환급 효과를 제외해도 북미 사업이 흑자로 전환했다는 평가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84억원이라는 낮은 처분가 자체보다 에이본을 과감히 정리할 수 있을 만큼 자체 브랜드가 북미 사업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에 의미를 둘 필요가 있다"며 "적자 사업을 제거하고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은 자체 브랜드에 자원을 집중한다는 점에서 북미 사업의 질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과 LS증권은 이번 에이본 매각에도 LG생활건강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Buy)와 목표주가 35만원을 유지했다.

한편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1시32분 기준 LG생활건강은 전장 보다 1.11% 상승한 319,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사진 = LG생활건강, 에이본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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