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제주 실종 여성 장미란(37)씨에 대해 경찰이 뒤늦게 실종 경보를 발령하며 장씨를 '장애인'으로 표기했다. 그러나 실제로 장씨는 등록 장애인이 아니다.
현행법상 성인 실종자에 대해서는 '실종 경보'를 발령할 수 없어 경찰이 편법을 동원한 것이다.
'실종아동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실종아동법)' 시행령상 실종 경보를 발령할 수 있는 대상은 실종 당시 18세 미만 아동, 지적장애인·자폐성 장애인·정신장애인, 치매 환자에 한정된다.
'실종 경보'는 실제로 효과가 입증됐다. 발령된 아동이나 치매 환자 5명 중 1명은 문자를 본 시민들의 제보 덕에 찾을 수 있었다.
지난해 실종 경보 문자를 본 시민 제보로 발견한 아동·장애인·치매노인은 696명으로 전체 발견자(3천126명)의 22.3%에 달하는 것으로 경찰청과 보건복지부가 이달 초 국회에 제출한 '2025 실종아동 등 연차보고서'에 나타났다.
'경찰 수색·수사'(39.2%)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발견 유형이다.
그럼에도 현행법상 장씨와 같은 성인 실종자는 경보 발령을 내릴 수 없다. 결국 장애인 등록 등 편법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
법을 제정해 관리하는 아동·장애인·치매 환자 실종자는 법을 제정해 관리하는 반면 성인 실종자는 신속한 추적과 수색에 한계가 뚜렷하다.
지난해 '가출인'으로 분류되는 일반 성인 실종 신고 건수는 아동 실종의 두 배를 훌쩍 뛰어넘는 등 매년 대규모로 성인 실종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전국 가출인 실종 신고는 지난해 7만814건이었던 것으로 조국혁신당 정춘생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나타났다.
아동 실종 건수는 지난해 2만9천564건으로 실종경보는 3천146건 발령됐다.
전문가들은 성인 실종자도 신속히 추적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들이 극단적 선택이나 범죄에 휘말려 목숨을 잃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실종 경보를 아예 발령할 수 없게 하기보다 발령 권한을 두되, 위험성을 판단해 선별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경찰 인력 한계, 업무 부담 가중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성인 실종자는 단순 가출인지 실종인지 사건의 경중을 판단하기가 쉽지 않고, 여러 건의 실종 사건을 진행해야 해 현실적으로 업무 부담이 크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실종자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인공지능(AI)의 도움을 받아 위험도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판단하는 등 실종 대응의 과학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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