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받아 집·테슬라 쇼핑…내년 성장률도 끌어올린다

입력 2026-08-31 12:29  

성과급 받아 집·테슬라 쇼핑…내년 성장률도 끌어올린다

반도체 생산지 이천·화성·청주 소비 최근 4%↑ 내년 성장률 최고 0.09%p↑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급 확대가 소비 증가로 이어지면서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최고 0.1%포인트(p) 가까이 끌어올릴 수 있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반도체 호황의 효과가 수출과 기업 실적을 넘어 내수로 확산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한은은 31일 '반도체 수혜 지역의 소비는 어떻게 될까'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산업 호황이 이미 국내 소비에 유의미한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향후 성과급 지급 규모가 커지면서 소비 경로를 통한 파급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반도체 산업 호황으로 소비가 실제 늘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삼성전자가 있는 경기 용인시 기흥구와 화성·평택시, SK하이닉스가 있는 경기 이천시와 충북 청주시 흥덕구 등 이른바 '반도체 수혜 지역'의 카드 소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작년 1월 성과급 지급 이후 해당 지역의 월별 소비가 다른 지역보다 최대 4% 정도 많았던 것으로 추정됐다.

작년부터 올해 6월까지 늘어난 누적 소비액은 약 1조1천억원으로 분석됐다. 현재 흐름이 이어질 경우 올해 말까지 소비 증가액은 약 1조7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같은 소비 확대는 반도체 호황이 없었을 경우와 비교해 GDP를 작년 0.01%, 올해 0.03% 더 높인 것으로 추산됐다.

더 나아가 내년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성과급 지급 규모가 대폭 늘어날 것을 고려할 때, GDP가 0.08∼0.12% 증가하고, 이에 따라 GDP 성장률도 0.06∼0.09%p 더 높아질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한은은 지난 27일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와 내년의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3.3%, 2.9%로 상향 조정하면서 이 같은 분석을 반영했다.

한은은 앞으로 반도체 산업 호황의 소비 파급 효과 크기가 ▲ 고용 동반 증가 여부 ▲ 추가 소득이 자산시장 대신 소비로 유입되는 정도 ▲ 소비 품목의 확산 범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성과급을 받아 주택을 구입하는 비중이 작을수록 소비 증가 효과가 컸던 점에 주목했다.

SK하이닉스가 있는 이천과 청주를 비교할 때, 성과급 지급에 따른 소비 증가는 추가 소득이 주택 시장보다 소비로 유입되는 비중이 높았던 청주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기존 이천 거주자들은 성과급 지급 후 경기 동탄, 용인, 수원, 성남, 하남 등의 부동산 매입을 크게 늘린 반면, 청주 거주자들은 대전·충청권에 계속 머물렀다.

한은은 이천이 청주보다 수도권과 가깝고 수도권에서 출퇴근하기도 상대적으로 수월해 관련 지역의 주택 매입이 더 활발했던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까지 반도체 수혜 지역의 소비 증가는 자동차, 백화점 등 고가의 재량재에 편중됐다. 예를 들어 이 지역의 올해 1∼6월 월평균 테슬라 인도량 증가율은 전년 대비 105.6%에 달해 전국 수준(77.2%)을 크게 웃돌았다.

다만, 소비가 시차를 두고 서비스 등 다양한 품목으로 확산하면 '소득→소비→소득'의 선순환 효과도 점차 강화될 수 있다는 게 한은 전망이다.

한은은 "늘어난 소득이 자산시장보다 소비와 실물 경제로 원활히 환류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hankyung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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