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기후 위기 대응이 국가적 성장 기회로 인식됨에 따라 정부는 기후테크 산업에 민관 합동으로 약 145조 원 규모의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으며 기후에너지환경부를 필두로 정책 펀드 조성과 기술 지원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거시적인 변화 속에서 중소기업이 ESG 경영을 외면하는 것은 글로벌 공급망이라는 거대한 생태계에서 스스로 고립되는 것과 다름없다.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점은 글로벌 공급망 실사라는 현실적인 장벽이다. 최근 유럽연합(EU) 이사회가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지침(CSRD)과 공급망 실사 지침(CSDDD)을 승인하며 규제의 문턱을 구체화했다. 비록 기업의 부담을 고려해 적용 대상 기준이 상향되고 보고 항목이 약 61% 감축되는 등 현실적 균형을 찾는 움직임이 있지만 이는 규제의 후퇴가 아닌 핵심 리스크에 자원을 집중하는 위험 기반 접근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특히 대기업이 중소 협력사에게 과도한 정보 공유를 요구할 수 없도록 제한한 조치는 역설적으로 중소기업이 스스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내실 있는 데이터를 갖춰야 함을 시사한다.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 중소·중견기업 입장에서는 고객사의 자발적 표준 요구가 여전히 강력하기에 법적 강제성 유무와 별개로 대응 체계를 상시 가동해야 한다.
재무적 혜택과 직결되는 금융권의 변화도 무시할 수 없다. 하나금융지주를 비롯한 주요 시중은행들은 ESG 평가 결과를 대출 승인 및 금리 결정의 핵심 기준으로 적용하고 있다. 정부 역시 2026년 기후테크 및 신재생에너지 관련 예산을 14조 원 이상으로 전년 대비 20% 증액하며 녹색금융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시행하는 기후공시 및 공급망 실사대응 기반구축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은 심층 진단과 컨설팅은 물론이고 주요 민간은행 이용 시 우대금리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 자가 진단만으로도 금리 우대를 받는 구조는 ESG가 더 이상 비용이 아닌 경영 부담을 완화하는 실질적인 재무 자산임을 증명한다. 준비되지 않은 기업은 자금 조달의 문턱이 높아지는 역차별을 피하기 어렵다.
기술 혁신 측면에서도 ESG는 새로운 시장을 여는 열쇠다. 클린·카본·에코·푸드·지오 등 5개 분야별 기후테크 기술 혁신 연합체가 출범함에 따라 중소기업은 AI 기반 에너지 최적화, 탄소 포집(CCUS), 차세대 배터리 소재 개발 등 첨단 산업의 협력 파트너로서 참여할 기회가 넓어졌다. 특히 탄소 포집 기술에 대한 집중 투자와 차세대 고체전해질 배터리 연구는 제조업 기반 중소기업들에 공정 효율화와 원가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기회를 제공한다.
ICT 솔루션 기업인 A사는 AI 기반 전력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여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동시에 공정 효율을 20% 이상 개선했다. 단순히 환경을 보호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디지털 전환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고객사로부터 친환경 브랜드 신뢰도를 확보한 것이다.
ESG 경영은 단순히 사회적 책임 이행에 그치지 않고 리스크 관리 능력을 키우며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는 고도의 경영 기술이다. 사회적 측면에서의 다양성과 직원 복지 강화는 구인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에 우수한 인력을 유인하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가 된다.
지배구조 측면에서의 투명한 의사결정은 주주와 투자자로부터 신뢰를 얻는 근간이 되며 이는 기업의 회복탄력성을 높여 팬데믹이나 공급망 위기 같은 예기치 못한 외부 충격에 견딜 힘을 준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들도 이러한 요소들을 도입함으로써 수동적인 하청 구조를 탈피하고 독자적인 브랜드 가치를 지닌 지속 가능한 강소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
그렇다면 중소기업은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방대한 데이터를 모두 나열하려는 수동적 방식에서 벗어나 우리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가장 심각한 위험 요인이 무엇인지 식별하는 능동적인 역량이 필요하다.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별 기후테크 클러스터나 스마트시티 연계 기후테크 발전 사업을 적극 활용하여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에 합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중기부의 맞춤형 솔루션을 통해 에너지 효율화, 산업 안전보건, 온실가스 배출량 측정 등 기초적인 인벤토리부터 차근차근 구축해 나간다면 규제 대응의 압박을 오히려 성장의 발판으로 바꿀 수 있다. 이제 ESG는 관리해야 할 부채가 아니라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투자 자산임을 경영자가 먼저 인식해야 한다.
2026년의 ESG 경영은 불필요한 관료주의적 관행을 걷어내고 내실 있는 지속 가능성을 다질 수 있는 최적의 기회다. 상장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ESG 공시 의무화가 정착되면서 경영 실천율이 70% 이상으로 치솟는 현 상황에서 중소기업의 참여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생존의 마지노선이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정책과 민간의 혁신 기술이 어우러지는 지금이 바로 우리 기업의 체질을 개선할 골든타임이다.

[글 작성] 오동진, 김화영 /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기업 컨설팅 전문가
* 위 칼럼의 내용은 작성자의 전문적인 의견임을 알려드립니다. *
스타리치 어드바이져는 기업이 밤하늘의 별처럼 지속적으로 빛날 수 있도록 백년기업을 향한 영속성을 함께 디자인하는 성장 파트너다. 전문적인 시스템과 체계적인 관리를 바탕으로 전국의 컨설턴트와 전문가 그룹이 각 기업의 상황과 특성에 맞는 솔루션을 제시한다.
또한 사단법인 글로벌기업가정신협회와 함께 2015년부터 ‘기업가정신 콘서트’를 개최하며 이윤 추구를 넘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미래 지향적 기업가정신의 확산에도 앞장서고 있다. 기업의 효율적 운영과 지속 가능한 중장기 성장 전략에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필요하다면 스타리치 어드바이져에 문의하면 된다.
한국경제TV 사업2부 정성식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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