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미나이 말만 믿고 갔다가…산속에 갇혀 '죽을 고비' [글로벌 pick]

입력 2026-09-05 08:03  

美청년들, 해발 4천m 산속 조난 AI 의존해 등산계획 수립…시간 2배 걸리고 식량·물 턱없이 부족
사진=연합뉴스
인공지능(AI)의 말만 믿고 등산 계획을 세웠던 미국의 초보 등산객 3명이 해발 4천m가 넘는 산속에 고립됐다가 간신히 구조됐다.

4일(현지시간) ABC방송 등에 따르면 미 산림청(USFS) 산악구조대는 지난달 31일 캘리포니아주(州) 섀스타산 머드 크리크 협곡에서 고립된 청년 3명을 발견해 구조했다.

이들은 등산 경험이 많지 않은 초보자들로, 산행에 앞서 구글의 AI 모델인 제미나이를 이용해 등산 코스와 필요한 준비물 등을 알아본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AI에 크게 의존해 산행을 준비하면서 식량과 물을 충분히 챙기지 못했다.

이들은 지난달 29일 해발 8천400피트(약 2천560m) 지점에 베이스캠프를 설치했다. 다음 날 오전 3시에는 당일 산행에 필요한 물품만 담은 배낭을 메고 정상으로 출발했다.

당초 정상까지 오르는 데 8시간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산행은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초보 등산객이었던 이들은 출발한 지 약 16시간 만인 오후 7시께 정상에 도착했다.

예상보다 등반 시간이 크게 늘어나면서 하산은 어둠 속에서 이뤄졌다.

이들은 '올트레일즈' 등산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길을 찾았지만 휴대전화 배터리가 방전되면서 정상적인 길 안내를 받을 수 없게 됐다.

결국 정식 등산로를 벗어난 이들은 위험한 지형인 머드 크리크 협곡으로 들어가 길을 잃었다. 설상가상으로 일행 가운데 한 명이 넘어져 무릎까지 다쳤다.

충분한 식량과 물은 물론 추위에 대비할 따뜻한 옷과 비상 장비도 갖추지 못한 이들은 협곡에서 야영하며 구조를 기다려야 했다.

다음 날 아침 미 산림청 산악구조대가 이들을 발견했고 응급조치와 식량·물을 제공한 뒤 구조에 나섰다. 이후 등산객 3명과 구조대원들은 모두 무사히 산을 내려왔다.

시스키유 카운티 보안관실은 "이들이 당초 8시간이 걸릴 것으로 계획했던 등반이 며칠에 걸친 지독한 시련으로 바뀌었다"며 "여행 계획을 세울 때는 절대 AI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휴대전화나 위치정보시스템(GPS) 기기 역시 배터리 방전이나 고장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에만 의존하지 말고 수시로 정확한 등산 경로를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섀스타산은 높이 1만4천179피트(약 4천322m)의 화산으로 폭포와 야생화 지대, 스키장 등으로 유명하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hankyung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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