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시장의 불안을 해소할 행사, 어떤 이벤트인가요?
<기자>
현지시간 15일부터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서 열릴 'AI인프라써밋'입니다. 오픈AI부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엔비디아 등 핵심 AI 밸류체인이 총출동하는데요. 각 회사들이 자신들이 보유한 기술을 공개하고, 향후 추진할 사업의 방향성까지 각 세션을 통해서 제시하는 자리입니다.
9월 10일 오라클 실적과 9월 말 마이크론 실적 발표 중간 시점에서 하반기 최고의 모멘텀으로 꼽고 있습니다. 단순 신기술 발표회가 아니라 전력, 냉각, 네트워크, 메모리까지 AI 데이터센터가 굴러가기 위한 생태계 기업들이 모여 생존 전략을 짜는 자리입니다.

<앵커>
이번 행사를 관통하는 가장 큰 화두는 무엇입니까?
<기자>
핵심은 '연산병목에서 메모리병목으로의 프레임 전환'입니다. 2025년초까지만 해도 시장의 관심은 'GPU가 얼마나 똑똑하고 빠르게 연산하느냐'였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뇌(GPU)가 아무리 빨라도, 데이터를 실어 나르는 혈관(메모리와 네트워크)이 좁아서 전체 속도가 뚝 떨어지는 이른바 '메모리월(MemoryWall)' 현상에 직면한 겁니다.
이번 행사의 주된 골자는 이 'AI팩토리' 내의 데이터 이동과 스토리지 병목현상을 어떻게 뚫어낼 것인가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기존의 HBM을 넘어서, 아예 메모리 안에서 자체적으로 연산을 수행해 데이터 이동을 줄이는 PIM기술이나, 차세대 대역폭 확장 기술인 HBF 등 혁신적인 대안들이 무대 전면에 등장하게 됩니다.
<앵커>
뇌의 속도를 혈관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을 해결하는 게 지금 AI산업의 가장 큰 숙제군요. 그럼 이 숙제를 풀기 위해 빅테크들은 이번 써밋에서 어떤 발표를 준비하고 있습니까?
<기자>
눈여겨볼 세션이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15일 10시에 예정된 이안 벅 엔비디아 부사장의 '에이전틱AI시대를 위한 인프라' 강연입니다.
에이전틱AI란 사람의 지시 없이도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차세대 AI를 뜻하는데요. 이를 구현하려면 방대한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이 지점에서 엔비디아가 베라CPU, 그록3LPX컴퓨트, 블루필드4컨텍스트메모리 등의 신제품 디테일을 공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엔비디아가 단순히 GPU만 파는 회사가 아니라, 네트워크와 메모리 통제권까지 쥐고 데이터센터 전체를 지배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낼지 주목되는 지점입니다.
두 번째는 같은 날(15일) 열리는 립부 탄 인텔 CEO와 사친 카티 오픈AI 부사장의 대담입니다. 주제가 '컴퓨트 확보와 ROI(투자수익률) 극대화'인데요. 앞서 말씀드린 시장의 AI거품론 불안을 정면으로 돌파하는 세션입니다.
AI서비스 최전선에 있는 오픈AI가 '우리는 여전히 인프라가 더 필요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준다면, 시장이 가장 애타게 기다리는 'AI설비투자(CAPEX) 지속성'에 대한 강력한 청신호가 켜지는 셈입니다.

<앵커>
결국 빅테크들이 밥상을 차리고 투자 의지를 보여주면, 그 밥상에 반찬을 올리는 건 병목현상을 해결할 우리 메모리 기업들일 텐데요. 16일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출격하죠?
<기자>
16일은 하이퍼스케일러들과 메모리 기업들의 발표가 예정돼 있는 날입니다. 먼저 아마존, 구글, 오라클 등 하이퍼스케일러들이 나서서 '토큰 경제학'과 공급망 생태계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앞으로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 그러니까 '물량 코멘트'가 나올지가 주목됩니다.
이후에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등판해 '그 물량을 감당할 솔루션이 여기 있다'고 화답하는 구조입니다. 먼저 삼성전자에서는 두 명의 핵심 임원이 나섭니다. 이호균 D램 솔루션 엔지니어링 디렉터는 오픈AI, 인텔 주요 인사들과 무대에 오릅니다. 이 디렉터는 LPDDR, 첨단 GDDR, 차세대 고속 DDR등 메모리 전반의 지형 변화를 짚어낼 예정입니다.
특히 전력 소모와 데이터 병목을 극복하기 위해 '이종 메모리 계층 구조'나 '첨단 패키징' '상호 연결' 같은 시스템 수준의 아키텍처 설계가 왜 필수적인지 설명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정오에 이어지는 김인동 삼성전자 부사장의 단독 세션이 이번 행사의 백미입니다. 주제가 '메모리·스토리지 아키텍처의 3D혁신'인데요. 세션 초록을 보면 김 부사장은 AI가 스스로 판단하는 에이전틱 시대로 갈수록 기존의 '연산 중심 아키텍처'는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으며, 이제는 '메모리 중심 인프라'로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고 발표할 예정입니다.
특히 삼성전자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종합반도체(IDM) 역량을 전면에 내세웁니다. D램과 낸드플래시는 물론, 이를 제어하는 컨트롤러와 파운드리 생산, 첨단 패키징까지 한 회사 안에서 모두 묶어 턴키로 제공할 수 있는 곳은 전 세계에서 삼성전자가 유일하거든요. '개별 칩을 넘어 데이터센터의 병목 전체를 원스톱으로 해결해 주겠다'는 강력한 승부수를 띄우는 셈입니다.

<앵커>
삼성전자가 맞춤형 설계와 차세대 3D 구조 혁신으로 반격을 노린다면, 현재 HBM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SK하이닉스의 전략은 어떻습니까?
<기자>
SK하이닉스는 '1등 굳히기'를 보여줄 전망입니다. 임의철 SK하이닉스 펠로우가 단독 세션을 맡아 '원사이즈(단일 규격)를 넘어서'라는 주제로 발표합니다.
현재 시장을 호령하는 HBM에 안주하지 않고, 메모리 스스로 연산을 수행하는 PIM과 차세대 고대역폭 연결망인 HBF등 다변화된 AI서버 환경에 맞춘 새로운 메모리 스펙트럼의 청사진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HBM패권을 쥔 것을 넘어, 앞으로 펼쳐질 다음 세대의 표준까지 이미 완성해 뒀다'는 기술 초격차를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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