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원→1340원대' 떨어지자 21조원 '증발'…잘나가던 삼전·닉스에 '복병'

입력 2026-09-13 12:38   수정 2026-09-13 15:50

1천340원대 환율에 반도체 이익 전망도 하락 삼전닉스 연간 영업익 전망 661조→640조
사진=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두 달 만에 1천500원대에서 1천340원대로 급락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두 회사의 올해 합산 영업이익 전망치는 이 기간 21조원 줄었고, 3분기 합산 영업이익 200조원 달성 기대도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주간 거래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은 1천345.9원으로 집계됐다. 2개월 전인 지난 7월 10일 1천501.4원과 비교하면 10.4% 하락한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이 단기간에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수익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주로 수출로 돈을 버는 반도체 기업 특성상 달러로 발생한 매출을 원화로 환산하면 환율 하락분만큼 이익이 줄어드는 구조 탓이다.

상반기에는 원/달러 환율 상승이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정반대로 바뀐 것이다.

최근의 원화 강세가 반도체 기업이 한국 외환시장에 퍼부은 달러 때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자연스러운 경제 현상이기도 하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반기보고서에서 올해 6월말 기준 외화자산·부채 규모가 유지된다고 가정해 환율 민감도를 산출한 결과,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할 경우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이 약 4조7천500억원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별도 기준 올해 상반기 매출액 258조6천억원 중 수출이 95%를 넘는 245조7천억원을 담당할 정도로 수출 의존도가 절대적이어서 환율 급락의 영향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도 최근의 원화 강세를 삼성전자 실적의 부담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고 있다.

DB증권은 견조한 메모리 출하와 판매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비우호적인 환율과 MX(완제품 부문) 부진 등의 영향으로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소폭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환율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국내외 투자와 각종 비용 집행 계획을 살펴보는 등 올해와 내년 사업 계획을 재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환율 부담에도 반도체 업황을 둘러싼 중장기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인공지능(AI)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메모리 수요가 구조적으로 늘고 있는 데다 공급이 수요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메모리 업체들의 재고가 역대 최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출하량 증가가 제한되면서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에는 오픈AI의 최신 AI 모델 'GPT-6 아스트라'가 범용 인공지능(AGI·모든 작업에서 인간처럼 능력 발휘 가능) 도달 가능성을 제시하며 AI 산업의 새로운 변곡점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중국 업체들도 고효율 모델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AI 산업의 확산과 대중화를 이끄는 등 메모리 수요의 구조적 성장세가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HBM4 수요 급증과 함께 서버용 DDR5, 기업용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의 수요 강세가 이어지면서 HBM과 범용 메모리가 동반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내년 HBM 시장이 역대 최대 성장률을 기록하고 미국과 중국의 AI 경쟁이 계속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최대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hankyung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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