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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박" "위선"…AI 수장들 '속도 조절론'에 번지는 공방

입력 2026-09-14 16:43  

업계, 정치권서 비판 확산 기업 이익, 규제 논란 등 업계 이해관계 노출
사진=연합뉴스
AI 업계를 대표하는 최고경영자들이 이례적으로 개발 속도 조절론을 들고나왔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이를 겨냥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가장 공격적으로 AI를 개발해 온 기업들이 속도를 늦추자며 규제를 요구하는 것은 결국 자사 이익을 지키려는 의도이자 위선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실리콘밸리 일각에서 AI 개발 속도 조절론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면서 AI 안전성을 둘러싼 논쟁이 업계 인사들 간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전했다.

앞서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는 12일 장문의 게시글로 AI 개발 속도 조절론을 제기했고, 오픈AI의 샘 올트먼,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xAI의 일론 머스크 등 업계 핵심 인사들이 잇따라 공감과 지지를 나타내며 정부 규제 도입 필요성에 힘을 실었다.

그러자 데이비드 색스 백악관 과학기술자문위원장이 소셜미디어에 "속도를 늦추려는 동기가 순수하게 이타적인 것처럼 행동하지 말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기술 기업들이 스스로 AI 개발 속도를 늦추는 데 아무런 제약이 없는데도, 굳이 정부 개입이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색스 위원장은 "초지능을 만들지 않는 가장 쉬운 방법은 자기들이 만들지 않기로 합의하는 것"이라며 "그 대가로 자신들이 선호하는 규제를 만들라고 요구하는 것은 대중과 정치 시스템을 상대로 한 협박으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 AI 스타트업 코히어의 에이단 고메즈 CEO도 13일 기고문을 통해 "실리콘밸리의 시장 지배적 소수 AI 기업이 전 세계를 위한 시대적 기술의 규칙과 안전 표준을 정의하도록 내버려 두어야 하는가?"라고 반문하며 가세했다.

그는 "이런 과점 기업들은 이제 경쟁 규칙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바꾸고 다른 모든 이에게 적용될 조건을 좌지우지할 권한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는 양의 탈을 쓴 늑대이자, 이름만 다를 뿐인 카르텔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NYT는 이 같은 비판이, 정부가 AI를 규제해야 한다고 보는 진영과 규제 개입이 오히려 경쟁을 저해한다고 보는 측 사이의 깊은 견해 차를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모데이 CEO가 AI 기업들이 제3자 기관 소속 '내부 평가자'로부터 자사 제품을 검증받자고 제안한 데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비판론자들은 아모데이가 언급한 두 기관, 즉 AI 안전성을 평가하는 비영리 단체 '모델평가·위협연구소'(METR)와 레드우드 리서치가 앤트로픽과 지나치게 밀접한 관계에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제기했다.

벤처 투자자 빌 걸리는 "규제를 도입한다면 규제를 하는 기관이 규제 대상 기업과 관련이 있으면 안 되며, 규제 대상 기업이 직접 규정을 만들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워싱턴 정가에서도 속도 조절론 자체에는 공감하는 분위기이지만 규제 도입의 필요성에는 선을 긋는 기류다.

텍사스주 공화당 소속 존 코닌 상원의원은 게시글에서 "AI 개발자들이 자사 제품 개발을 늦추고 싶다면 그렇게 할 자유가 있다"며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의 적대국들을 포함해 우리 경쟁자들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AI 분야에서 중국을 앞서고 있다"며 "그 상태를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hankyung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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