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마이크론·하이닉스ADR…'급제동' 걸린 반도체주

김보선 기자

입력 2026-09-15 05:38   수정 2026-09-15 09:08

美국채금리+국제유가 '부담' 상존 가운데 'AI 속도조절론'까지…美반도체지수 5%↓
뉴욕증권거래소. 사진=연합뉴스

미국 국채 금리와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글로벌 금리 벤치마크인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심리적 저항선'인 5%를 넘었고, 사우디아라비아의 핵심 송유관 폐쇄로 수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브렌트유가 105달러대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갔다. 금리와 유가 부담이 겹친 가운데 불거진 'AI 속도조절론'에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AI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거셌다.

●'AI 개발 제동론'에 엔비디아 등 급락

1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52.09포인트(0.29%) 내린 5만2,421.2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37.00포인트(0.48%) 내린 7,619.9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46.62포인트(0.56%) 내린 2만6,186.41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인공지능(AI) 기술의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이른바 'AI 속도조절론'이 부각되면서 기술주에 대한 매도세가 확산했다.

AI 대표주인 엔비디아가 3.36% 하락한 가운데 브로드컴(-4.77%), 인텔(-5.59%), AMD(-4.40%), 마이크론(-5.25%), SK하이닉스 ADR(-7.60%) 등 주요 반도체주가 일제히 큰 폭으로 내렸다.

반도체 설계업체 마벨테크놀로지(-7.32%), 반도체 장비업체 램리서치(-8.29%)와 ASML(-7.25%) 등도 크게 밀렸다.

이에 미국 주요 반도체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692.72포인트(5.86%) 떨어진 11,131.28로 마감했다.

AI 업계 주요 인사들이 최첨단 AI 시스템의 개발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 힘을 실은 것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는 12일(현지시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AI의 오용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안전장치 마련을 위해 모델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도 "그의 말이 맞다"고 화답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AI 연구진도 이날 "사람이 AI보다 더 중요하다"는 원칙을 핵심으로 하는 새로운 AI 개발 지침을 공개했다.

미 금융회사 밀러타박의 매트 말리는 "최근의 움직임으로 AI 투자수익 실현 시점이 늦춰진다면 투자자들의 열기가 식는 것은 당연하다"고 평가했다.

달러화. 사진=한경DB

●美10년물 국채금리 '심리적 저항선' 5% 돌파


국제유가와 미 국채금리가 급등한 것도 기술주에 부담을 줬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 대비 1.02% 오른 배럴당 105.68달러에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장 대비 1.34% 오른 배럴당 101.3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금리 벤치마크인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심리적 저항선'인 5%를 넘어 장중 5.012%까지 올랐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가 5%를 넘긴 것은 2023년 10월 이후 처음이자,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이후 두 번째다.

다만 이후 상승 폭을 줄여 오후 3시 기준으로 전장 대비 1.4bp(1bp=0.01%포인트) 오른 4.960%를 나타냈다.

이번 미 국채 금리 상승은 대내외 요인이 겹친 영향이다.

미·이란 전쟁 장기화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된 데다, 미 정부의 막대한 재정 적자, AI 인프라 투자 붐에 따른 대규모 채권 발행이 맞물려 수급 불균형과 기간 프리미엄(장기채 투자 시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해 요구하는 추가 금리) 상승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장기 채권 매입 등을 통해 금리 억제에 나서고 있지만 시장의 매도 압력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5.3% 부근까지 올랐던 2007년과 현시점 모두 부동산과 AI 등 특정 산업에 집중된 강력한 성장세를 보였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AI가 가져올 혁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경제 전반에 위협이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리선물 시장에선 오는 15∼16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확실시하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오는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확률은 이날 오전 한때 90.3%까지 높아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 프라이빗 뱅크의 주식투자 총괄인 앤서니 지는 주식에 있어 가장 큰 단기적 우려는 '10년물 미 국채금리가 5%를 넘는 상태가 지속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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