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 연휴가 다가오면서 장거리 귀성길이나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자동차·기차·비행기 안에서 오래 같은 자세로 앉아 있으면 다리 아래에 정맥 혈액이 정체돼 부종이나 무거움, 통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4시간 이상 장거리 이동 시에는 심부정맥혈전증(DVT) 위험도 높아질 수 있어, 평소 다리가 잘 붓거나 하지정맥류가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신경 써야 한다.
▼ 4시간 이상 장거리 이동, 심부정맥혈전증 주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비행기·자동차·버스·기차 등으로 4시간 이상 이동할 경우 심부정맥혈전증(DVT)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오랫동안 다리를 움직이지 않으면 종아리 근육의 펌프 기능이 떨어지면서 다리 정맥의 혈류가 느려져 혈전이 생기는 것이다. 장시간 비행 으로 혈전이 발생할 수 있어 흔히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이라고도 불린다.
심부정맥혈전증은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주로 한쪽 다리의 갑작스러운 부종과 통증·압통, 열감, 피부색 변화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심부정맥의 혈전 일부가 떨어져 나가 폐혈관을 막는 폐색전증으로 이어지면 갑작스러운 호흡곤란이나 흉통, 객혈, 실신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비행 중 심부정맥혈전증을 예방하려면 이동 중 다리를 자주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가능하면 1~2시간마다 자리에서 일어나 걷고, 앉아 있을 때도 발뒤꿈치와 발끝을 번갈아 들거나 발목을 움직이는 것이 좋다. 의료용 압박스타킹 착용도 다리 정맥 순환에 도움이 된다.
특히 하지정맥류는 혈전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한 연구에 따르면 하지정맥류 환자의 심부정맥혈전증 발생 위험이 약 9배 높다고 한다. 평소 다리가 자주 붓거나 무겁고 통증, 야간 근육경련 등이 반복된다면 혈관 초음파 검사를 통해 정맥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미 하지정맥류를 진단받았거나 치료를 고민하고 있다면 여행 일정과 회복기간을 고려해 미리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도 필요하다.
▼ 가족력 강한 하지정맥류, 부모님 다리 건강 확인
추석 귀성이나 여행 중 다리가 붓고 무거운 증상은 일시적인 피로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충분히 쉬어도 부종이나 무거움, 통증, 야간 근육경련 등이 반복된다면 하지정맥류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가족력은 하지정맥류의 주요 위험인자 중 하나다. 한 연구에서는 부모 중 한 명이 하지정맥류일 경우 자녀의 발생 위험이 아들은 약 25%, 딸은 약 62%였으며, 부모 모두 하지정맥류가 있는 경우에는 자녀의 성별과 관계없이 약 90%로 나타났다.
부모 세대는 다리가 붓고 아파도 나이가 들어 생기는 증상으로 여기고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하지정맥류는 노화로 근육량 및 혈관 탄력이 감소하면서 질환의 진행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으며, 오래 방치한 경우 정맥성 피부염, 혈전염, 피부 괴사 및 궤양 등 합병증까지 동반될 수 있어 더 주의해야 한다.
오랜만에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이번 추석에는 부모님의 다리 상태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다. 가족 중 하지정맥류를 앓거나 치료받은 사람이 있고 비슷한 증상이 반복된다면 혈관 초음파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 환자 부담 줄인 비수술 치료...고령 부모님도 가능
혈관 초음파 검사에서 하지정맥류 진단이 내려졌다고 해서 반드시 수술이나 입원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환자의 혈관 상태에 따라 피부 절개나 별도의 마취 없이 외래에서 치료할 수 있는 초음파 유도하 혈관경화요법(UGFS)과 같은 비수술 치료도 시행되고 있다.
초음파 유도하 혈관경화요법은 초음파로 병든 혈관을 확인하면서 거품 형태의 경화제를 주입해 혈관을 폐쇄하는 치료법이다. 입원 없이 치료 후 곧바로 보행이 가능하고 일상 복귀에 대한 부담도 비교적 적어, 고령이나 기저질환 등으로 수술이 부담스러운 환자에게도 좋은 선택지가 되고 있다.
김병준 레다스 흉부외과 김병준 대표원장은 “하지정맥류는 나이가 들수록 단순한 부종이나 통증을 넘어 피부 변색 및 궤양 등 합병증으로 진행한 상태에서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있다”며 “이번 추석에는 부모님의 다리 상태를 한 번 살펴보고, 반복되는 증상이 있다면 미루지 말고 혈관초음파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초음파 유도하 혈관경화요법과 같은 비수술 치료는 검사부터 치료, 경과 관찰과 귀가까지 약 1~2시간 내외로 진행할 수 있어 치료와 회복에 대한 부담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문=김병준 레다스 흉부외과 대표원장>
<이미지=챗GPT 생성>
한국경제TV 박준식 기자
parkjs@hankyungtv.com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