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협공에 쫓기는 K-메모리…삼전·닉스 '비상등'

입력 2026-09-19 17:29  

CXMT 등 中기업, HBM 집중 삼전닉스 빈틈된 D램 공략 마이크론, 연말까지 생산능력 2배 이상 확대 추진

글로벌 메모리 시장을 장악해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향한 미국과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빨라지고 있다. 중국은 범용 D램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고, 미국은 마이크론을 앞세워 HBM 시장에 대규모 투자를 확대하면서 한국 기업들의 시장 주도권을 위협하는 모양새다.

19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메모리 업계 영업이익률 1위는 중국 창신메모리(CXMT)로 82%를 기록했다. 미국 마이크론이 80.4%로 뒤를 이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도 각각 76.3%, 70%로 역대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지만 CXMT와 마이크론에는 미치지 못했다.
시장 점유율에서도 중국과 미국 업체의 추격이 두드러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분기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39.4%, 24.9%의 점유율로 1, 2위를 지켰다. 다만 두 회사의 합산 점유율은 1분기 67.3%에서 2분기 64.3%로 낮아졌다.

반면 3위 마이크론은 같은 기간 점유율을 22.4%에서 23.3%로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1분기 6.4%포인트였던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격차는 2분기 1.6%포인트까지 좁혀졌다.

중국 CXMT의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다. 1분기 7.6%였던 점유율이 2분기 9.5%로 상승하면서 기존 메모리 3강 구도를 4강 체제로 바꿀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2023년 1%대였던 CXMT의 시장점유율은 당초 2028년께 10%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예상보다 2년 빠르게 이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 등 첨단 AI 메모리 생산에 집중하는 동안 공급이 줄고 가격이 치솟은 범용 제품을 주력으로 하는 중국 업계의 수혜가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CXMT는 최근 IPO를 통해 14조원의 현금까지 확보하며 생산능력(CAPA)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업계는 반도체 연구개발(R&D) 투자도 크게 늘리고 있고, 그 결과 기존에 5년 안팎이라던 한국과의 기술 격차가 이제는 HBM 3년, D램 2년, 낸드플래시 1년으로 좁혀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CXMT는 차세대 모바일 D램인 LPDDR6 양산을 공식화한 데 이어 현재 시장 주류인 5세대 HBM인 HBM3E 테스트에도 착수하며 첨단 메모리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최근 중국 업계의 추격 가속화를 언급하며 "SK하이닉스도 과거보다 10배 빠르게 해야 한다. 그것이 지금 가장 어려운 숙제"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중국이 범용 D램을 중심으로 빠르게 몸집을 키우는 동안 미국 마이크론은 HBM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을 추격하고 있다. 현재 HBM 시장은 SK하이닉스가 현세대 HBM3E로 주도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차세대 HBM4로 앞서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분기 HBM 시장점유율은 SK하이닉스 50%, 삼성전자 33%, 마이크론 18% 순이었다.

그러나 마이크론은 지난해까지 웨이퍼 기준 월 4만~5만장 수준인 HBM 생산능력을 연말까지 월 10만장 수준으로 높일 계획으로 알려졌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 생산능력은 월 15만~20만장 수준으로 추정된다.

또한 마이크론은 2분기 양산을 시작한 HBM4이 매출 10억달러를 넘긴 데 이어, 생산 비중도 연말까지 전체의 50%를 넘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반도체 육성 정책과 함께 HBM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고객사 전략을 고려할 때 시장 수요도 충분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에 따라 마이크론은 애초 200억달러(약 28조원)로 제시했던 2026 회계연도 설비투자(캐펙스·CAPEX) 계획을 최근 270억달러(약 37조원)로 상향 조정했다.

이 같은 분석대로면 현재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80%를 넘게 장악한 HBM 시장 질서가 마이크론을 포함한 3강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은 여전히 원가 경쟁력에서 한국 기업에 크게 못 미치고 있으나 기록적인 공급 부족과 초과 수요가 기회가 된 상황"이라며 "현재 호황이 수년간 이어질 경우 양국 정부 지원을 받는 미국과 중국 기업의 위협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hankyung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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