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대표 반도체 ETF인 SMH가 추종하는 기초지수 'MVIS US Listed Semiconductor 25 Index'에 SK하이닉스 ADR이 신규 편입됐습니다. 통신용 반도체 기업 스카이웍스 솔루션즈가 제외되고 그 자리를 하이닉스 ADR이 채우게 된 겁니다.
가격은 18일 미국 증시 종가 기준으로 적용이 되고, 21일 개장부터 본격적으로 편입돼서 거래가 될 예정입니다. 이번 정기 변경에서 SK하이닉스 ADR은 지수 내 5% 비중을 배정받았습니다.
<앵커>
5% 비중이라면 실제 ETF 시장에서 매수세가 얼마나 유입되는 겁니까?
<기자>
미국에 상장된 SMH의 전체 순자산총액이 700억달러 수준인데요. 여기서 4.75% 비중을 채워 넣으려면 약 33억 2000만 달러, 약 4조 6000억원에 달하는 패시브 자금이 신규 유입됩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동일한 지수를 추종하는 국내 상장 상품인 'KODEX 미국반도체'가 약 1조 2000억원, 유럽에 상장된 '반에크 반도체 UCITS ETF'도 88억 달러 규모에 달합니다.
이들 상품도 SK하이닉스 ADR을 전체의 4.75% 안팎으로 편입해야 합니다. 약 5000억원의 자금이 추가로 집행됩니다. 결과적으로 이번 편입을 통해 전 세계 패시브 펀드에서만 도합 5조원 규모의 신규 매수세가 들어오게 되는 셈입니다.
현재 미국 시장에 상장된 SK하이닉스 ADR의 전체 시가총액이 333억달러, 46조원 수준인데요. 5조원이면 전체 ADR 시가총액의 10.8%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전체 시총의 10%가 넘는 막대한 기계적 매수세가 단기간에 집중되다 보니 수급에 미치는 파급력이 매우 클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대규모 패시브 자금이 미국 하이닉스 ADR에 들어온다는 건데, 이것이 선반영된 결과인지 미국 시장의 ADR 가격이 한국 하이닉스 보통주보다 비싸지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요?
<기자>
18일 미국 증시 종가 기준 SK하이닉스 ADR 주가는 187달러였습니다. ADR 10주가 보통주 1주에 해당하므로 본주 1주 가치로 환산하면 약 258만 8000원 선입니다. 반면 지난주 금요일 국내 증시의 보통주 종가는 184만 9000원 수준이었죠. ADR이 국내 보통주 대비 40% 가까이 비싸게 거래되는 이례적인 괴리율이 발생한 상태입니다.
원래대로라면 한국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보통주를 사서 미국 ADR로 전환해 팔아 치우는 차익거래가 작동해야 하지만 현재는 불가능합니다. SK하이닉스의 전체 주식 대비 ADR 유통 한도인 2.5% 캡이 전량 소진돼 보통주를 ADR로 새로 바꾸는 통로가 꽉 막혀 있기 때문입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 서류상 등록된 수탁한도는 25%로 열려 있지만, 이는 행정적 그릇일 뿐 실제 회사 측이 유통을 허용한 실질 캡이 2.5%에 묶여 있습니다. 결국 5조 5000억원이라는 수급 쏠림이 ADR과 보통주의 차익거래로 분산되지 못하고 오롯이 ADR 가격 폭등으로만 연결되고 있는 구조입니다.
<앵커>
결국 시장의 가장 큰 관심은 이 40%에 달하는 비정상적인 괴리율이 과연 언제쯤, 어떤 방식으로 좁혀질 것이냐는 점일 텐데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기자>
크게 세 가지 국면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21일 SMH 리밸런싱 직후의 단기 차익실현입니다. 5조 5000억원의 패시브 매수 집행이 일단락되면, 40%나 비싸진 ADR을 쥐고 있는 기존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설 가능성이 큽니다. 이 과정에서 헤지펀드들이 고평가된 ADR을 공매도하고 저평가된 한국 보통주를 매수하는 페어트레이딩을 본격화하면서 프리미엄이 1차적으로 꺾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펀더멘털 관점의 대체 수요 유입입니다. SK하이닉스의 성장성을 보고 투자하려는 글로벌 액티브 자금 입장에서 40%나 웃돈을 주고 미국 ADR을 살 이유가 없습니다. 결국 가치 평가상 훨씬 저렴해진 한국의 보통주를 직접 사들이는 흐름이 나타나면서, 국내 본주 주가가 위로 올라가며 괴리율이 좁혀질 수 있습니다.
마지막이자 가장 근본적인 해법은 2.5%로 묶여 있는 ADR 유통 물량의 확대입니다. 이는 SK하이닉스 이사회의 결단이 필요한 부분인데요. 과거 대만 TSMC의 사례가 좋은 힌트가 됩니다.
TSMC 역시 1997년 뉴욕 증시에 처음 상장할 때 ADR 비중이 전체의 2.8%에 불과했습니다. 당시에도 ADR과 보통주 전환이 막힌 상태에서 미국에 자금이 몰려 ADR 프리미엄이 100%를 넘는 극심한 주가 왜곡을 겪었습니다. 결국 TSMC는 2000년 6월 첫 캡 상향을 시작으로 약 10년에 걸쳐 유통 비중을 20%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늘렸고, 그 결과 현재는 프리미엄이 10%대 초반에서 안정적으로 형성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 역시 장기적으로는 이 같은 캡 상향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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