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전쟁 등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수소가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한국의 지원은 오히려 축소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글로벌 하이드로젠 리뷰 2026'에서 수소가 화석연료 수입 의존도를 낮춰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정 지역에 매장량이 집중된 석유·가스 등 화석연료와 달리 수소는 각국이 자국 내에서 직접 생산할 수 있어서다.
보고서는 특히 에너지의 70% 이상을 해외에서 조달하고, 특정 국가 수입 비중이 25%를 넘는 한국과 독일, 일본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이들 국가는 재생에너지 기반 수소가 에너지 수입을 일부 대체하고 공급망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한국의 에너지 수입 의존도는 2024년 93.7%에 달한다. 에너지 공급 불안이 커지면서 정부는 지난 3월 석유 최고가격제를 도입했다.
정유 업계가 추산한 누적 손실은 6월 중순 5조원에 달한다. 정부가 확보한 예비비 4조2,000억원을 넘어섰다.
수소에 대한 주요국의 정책 지원은 확대되고 있다. IEA에 따르면 국가 차원의 수소전략을 보유한 국가는 2021년 23개국에서 올해 66개국으로 약 3배 늘었다.
중국은 과거 수소전기차 보급에 집중한 '수소 굴기 1.0'에 이어 수소 산업 전반을 대상으로 5개 도시군에 4년 간 최대 80억위안을 지원하는 2차 시범 사업에 착수했다.
일본 역시 3조엔을 투입해 저탄소수소와 화석연료의 가격 차액을 최장 15년 간 보전 중이다. 유럽연합(EU)도 유럽수소은행을 통해 재생수소 생산자를 지원하고 있다.
글로벌 수소 기업 협의체인 수소위원회는 최근 청정수소 관련 누적 확정 투자 규모가 1,300억달러를 넘어섰다고 밝히기도 했다. 우리 돈으로 176조8,000억원에 달한다.

반면 국내 수소 산업은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의 2027년 예산안 지출구조조정 내역에 따르면 수소전기차 보조금은 5,762억원에서 4,457억원으로 23% 줄었다.
수소충전소 보조금은 1,897억원에서 1,197억원으로 감소했다.
수소발전 입찰물량도 일반수소발전이 1,300기가와트시(GWh)에서 930GWh로 줄었다. 청정수소발전 역시 500GWh에 그치는 등 전반적으로 물량이 축소됐다.
수년 치 입찰 물량을 사전에 공개하던 방식은 올해 당해 연도 물량만 확정하고 다음은 내년에 정하기로 했다. 기업 입장에서 시장 규모나 사업 전망을 예측하기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정부의 수소 정책 컨트롤타워인 수소경제위원회는 2024년 11월 7차 회의를 끝으로 2년 가까이 열리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책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정부의 수소 로드맵을 믿고 투자해 온 기업들은 진퇴양난에 놓인다"며 "한국의 수소 산업 생태계마저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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