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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지수도 '감동 부족'...슈퍼 코어에 놀란 채권 금리 [딥시그널]

김종학 기자

입력 2026-10-01 14:37   수정 2026-10-01 14:41

물가 지수도 '감동 부족'...슈퍼 코어에 놀란 채권 금리 [딥시그널]

    <앵커>
    미국의 지난달 근원 개인소비지출 물가가 1년 전보다 3.4% 올라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습니다.

    미 연준의 통화정책에 영향을 주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낮아졌지만, 국채금리가 가파르게 뛰면서 시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숫자만 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 시장 움직임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딥시그널 김종학 기자와 함께합니다.

    김 기자, 미 상무부가 물가지수 산정 기준까지 바꿔가며 표면적인 숫자를 끌어내렸는데 이 정도 숫자로는 부족했던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저희도 알 만큼 이 지표가 낮아질 것을 시장은 이미 반영해왔던 거죠.

    간밤에 나온 미국의 8월 개인소비지출, PCE 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물가로는 3.0%로 각각 시장 예상보다 0.3%포인트 낮았습니다.

    그런데 미국 상무부가 올해 6월말 5년 만에 국내총생산 국민계정 산정 기준을 변경해 이번 지표에 처음 반영한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고, 이에 따라 적어도 0.23%포인트, 펀드스트랫이라고 하는 시장에 낙관적인 리서치 기관은 0.4%포인트까지 낮춰 잡기도 했습니다.

    <앵커>
    기업 실적 컨센서스에도 시장의 숨은 기대치가 있는 것처럼 이번 물가지수도 이미 보이지 않는 허들이 있었던 셈이군요.

    그렇다고 해도 어제 10년 만기 금리가 5.29%, 전해 드릴 때마다 뛰고 있죠.

    이 채권 금리, 장기채가 다시 뛸 정도의 숫자인 겁니까?

    <기자>
    정작 시장이 주목한 인플레이션 요소들은 따로 있는데, 바로 슈퍼 코어 물가지수입니다.

    인플레이션 산정 기준 중에 변동이 큰 유가, 식품을 빼면 근원 물가지수가 되죠.

    여기서 말하는 슈퍼코어는 주거비와 에너지 서비스까지 제외한 물가. 그러니까 서비스 부문에 남아 있는 물가 압력을 살펴보는 지표인데요.

    보시는 것처럼 지난 5년 동안 표면적인 물가, 즉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완만하게 하락해왔습니다.



    하지만 끈적하게 떨어지지 않던 항목이 바로 이 슈퍼 코어 물가이고, 이 숫자가 8월에 0.36% 뛰면서 7월(0.07%) 대비 5배 정도 물가 상승 폭이 커진 것으로 나타납니다.

    특히 미국 통신사들이 할인 폭을 줄이면서 소비자들의 지출 규모가 늘었고, 교육비를 포함한 기타 서비스는 0.9%로 사상 최대 상승폭을 보였습니다.

    이 숫자를 연율로 따지면 4.4%가 되는데, 집계 방식을 손질해도 감추지 못한 셈입니다.

    또 하나 더 걱정되는 건 디젤 연료 가격입니다.

    한국 주유소에서 대략 리터당 1800원, 기름이 나는 나라 미국에선 디젤 가격이 리터로 환산하면 대략 2300원~2400원 정도 됩니다. 이달들어 사상 최고이고요.

    미국이 자국에서 쓸 디젤을 수출하지 않겠다고 나서면서 전세계 연료유 가격이 꿈틀대고 있기도 하죠.

    이를 두고 미국 최대 신협인 네이비 페더럴의 헤더 롱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8월 인플레이션에 진전이 없고, 9월은 더 높아질 것이 불가피하다"고 평가할 만큼, 시장은 더 큰 위험을 반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앵커>
    결국 미국과 이란의 전쟁 종료로 유가의 하락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건데, 막막해 보이기도 하는군요.

    시장도 이런 점 때문에 기계적으로 파는 움직임이 줄지 않고 있다, 이렇게 봐야하는 걸까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어제 채권 시장을 만기별로 쪼개보면 눈에 띄는 것 중에 1년 이하 단기물만 하락하고, 말씀처럼 10년물은 5.29%로 2002년 이후 24년 만에 최고치입니다.

    어제가 3분기 마감이었는데, 한 분기에 채권금리가 0.87%, 1994년 이후 처음있는 일입니다.

    수급으로 보면 미국의 주택담보대출 즉 모기지 채권을 가진 기관들의 헤지성 거래

    그리고 미국 국채의 큰손인 일본 자금의 이탈이 상당하다는게 월가의 진단입니다.

    통상 30년 정도 주택 담보로 대출을 해주었을 때, 집주인들은 금리가 낮아지면 당연히 빨리 갈아타고 싶겠지만 금리가 뛰면 원금만 열심히 갚겠죠.



    대출을
    갈아탄다거나 조기상환을 하지 않으니, 대형은행 즉 투자자 입장에선 모기지 채권의 금리 위험이 커지고, 이를 줄이려는 기관들이 국채선물 등을 매도하는데,

    이런 헤지성 매도가 몰리면 국채금리 상승을 더 부추길 수 있습니다.



    여기에 일본도 채권 가격을 밀어내는 주체 중 하나입니다.

    일본은 자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3.1%로 굳이 미국까지 와서 투자할 이유가 줄고 있고, 일본 재무성 자료에서도 이런 흐름이 뚜렷합니다.

    아무래도 시장의 추세가 하락으로 기울면서 추세를 따르는 펀드들도 자연스레 숏 베팅을 늘릴 수 밖에 없고,

    이 자금이 1700억 달러 사상 최대 규모의 하락 베팅이 진행 중인 것도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앵커>
    미국 경기가 안정적이고, 기업 실적도 나아질 거라는데.. 금리가 꺾인다는 기대를 그럼 접어야 하는 걸까요?

    <기자>
    10년물 국채금리 연 5%가 굳어지는지 시험대에 든 건 분명해보입니다.

    20년 이상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상장지수 펀드는 3년간 이렇다할 수익을 안져주지 못해왔죠

    과거 채권왕으로 불리던 빌 그로스는 1년 이상 만기의 채권은 손대지 말라는 기고문까지 낼 정도입니다.

    하지만 어제 전해드린 것처럼 결과적으로 중동 긴장이 완화될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에, JP모건은 연내 10년물이 5,05%, 보다 낙관적 전망을 주로 내놓는 야데니 리서치는 5.5%에선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하나 더 보자면 우리 시각으로 금요일 밤 미국의 8월 고용보고서가 나오는데, 매크로 지표 하나라도 완만해지지 않는다면 당분간 채권 하락에 대한 시장 보고가 이어진다고 봐야 합니다.

    <앵커>
    국내 투자자들은 어떻게 해야할까요?

    간밤 마이크론의 놀라운 실적에도 시장은 보다 안정적 배당, 현금흐름을 더 기대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고요.

    저평가 국면이라는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이탈도 이어지고 있단 말이죠?

    <기자>
    말씀대로 국내 증시, 코스피의 주가수익비율은 5.9배 정도로 추산합니다.

    NH투자증권의 모델을 참고해보면 국내 상장사의 순이익 증가율이 올해 4분기 꼭짓점을 만들고, 내년 1분기 84%, 2분기 9%로 뚝 떨어집니다.

    반도체 사이클에 대해 여러 해석들을 전해드리지만, 이익의 단기 정점을 반영해온 시장에서 스마트머니의 이탈을 막기 어렵다는 거죠.

    이 숫자를 뒤집기 어려운 요소를 보면 환율인데, 달러대비 원화 환율이 상반기 평균 1483원에서 1352원까지 내려왔습니다.



    다음주 8일 삼성전자 실적을 앞두고 기관 전망치를 보면 씨티는 환율 하락으로 인한 손실을 10% 정도 반영해서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104조원을 예상합니다.

    하나증권 보고서를 참고해봐도 원화가 10% 정도 절상되었기에, 이를 감안한 반도체 영업이익률 1.7%포인트를 떼어낸 숫자가 나올 걸로 보여집니다.

    어제 마이크론이 보여준 숫자 중 조정 매출총이익률 전망치가 86.25%로 이번 분기보다 0.75%포인트 낮습니다.

    성과급이 반영된 영향이라는 설명인데 결과적으로 여기서 이익률을 더 올릴 수 있느냐로 시장의 의문이 커진 상황이고요.

    다음주 잠정실적에서 삼성전자 역시 에프엔가이드 집계로 121조원 가이던스를 넘어설지,

    그리고 추후에 진행할 컨퍼런스콜에서 반도체 마진에 대한 시장 기대를 맞추느냐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입니다.

    <앵커>
    코스피가 7000선의 강한 저항을 딛고 올라설 계기가 될지, 다음 주 실적 시즌까지 따져봐야겠군요.

    잘 들었습니다. 딥시그널 김종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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