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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ICC 제재에 "할 말 하겠다"는데…日 속내는

입력 2026-10-14 21:03  

사진=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4일 미국의 국제형사재판소(ICC) 제재와 관련해 "미국에 대해 말해야 할 것은 확실히 전달하겠다"며 ICC에 대한 지지를 거듭 밝혔다. 다만 일본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제재에 유예기간을 둔 의도를 파악하는 데 힘을 쏟으며 미국과의 충돌은 피할 방법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다양한 레벨에서 미국에 대해 말해야 할 것은 확실히 전달하면서 대응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법의 지배를 철저히 하기 위해 ICC를 일관되게 지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어조는 이전보다 강해졌다. 제재 발표 직후인 지난 10일에는 엑스(X·옛 트위터)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남겼고, 전날 같은 예산위에서는 "미국과 외교장관 간 의사소통을 계속하면서 관계국과 함께 ICC의 활동을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8월 일본인인 아카네 도모코 소장 등 ICC 관계자 개인에 대한 제재를 발표한 데 이어, 지난 9일(현지시간)에는 ICC 자체에 고강도 제재를 가하면서 6개월의 유예기간을 제시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아카네 소장 등 관계자 개인에 대한 제재가 나왔을 때는 즉각 반응하지 않고 하루가 지나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만 해, 야당과 자국 언론에서 "미국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이런 발언 강도의 변화에는 국내 여론을 의식한 측면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이날 일본 정부가 180일의 유예기간을 둔 미국의 의도를 파악하고 제재의 구체적인 운용 방침을 분석하는 데 서두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제재에 대한 미국 측 입장 변화를 주시하면서, 외교장관 협의를 통해 미국 측 진의를 계속 파악하겠다는 것이다.

닛케이는 "(일본 정부가) 당분간은 제재의 적용 범위를 모색하고 해제 조건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데 힘쓸 것”이라며 "일미관계를 훼손할 우려가 있으니 다카이치 총리가 정면에서 제재 철회를 요구하는 것에는 신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법의 지배'를 중시하는 입장을 반복해서 호소해온 만큼 미국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그간의 입장이 후퇴한 것이 된다"며 "일본 정부가 대미협의와 ICC 지원을 양립할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hankyung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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