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 매물을 받아온 개인 투자자의 매수 대기자금이 줄고 있다. 국내 증시를 지탱하던 자사주 매입 효과까지 약해지면서 외국인 매도 충격을 흡수할 매수 기반이 부족해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약 202조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약 93조원, 기관과 기타법인은 각각 약 48조원, 59조원을 순매수했다. 기타법인 순매수의 대부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다.
국내 투자자들이 매물을 받아냈지만 코스피 시가총액은 급감했다. 지난 6월 22일 7,449조원이었던 시총은 이달 15일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된 급락장에서 4,581조원으로 2,868조원 쪼그라들었다.
추가 매수에 활용할 수 있는 대기자금도 감소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4일 97조4,280억원으로, 9월 말 104조6,644억원보다 7조2,364억원 줄었다. 이달 12일과 비교해도 이틀 만에 약 3조원 감소했다.
예탁금은 입출금과 주식 거래 결제 등의 영향을 받는 만큼 감소액을 그대로 개인의 주식 매수에 소진된 금액으로 볼 수는 없다. 다만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기자금 감소는 수급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이사는 “자사주 매입으로 버티던 증시가 자사주 매입 효과가 줄어들며 수급 공백이 더욱 크게 나타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개인 투자자의 매수 부재도 지적했다.
연기금의 매수도 외국인 매도 충격을 상쇄하기에는 제한적이었다. 유안타증권은 16일 보고서에서 전날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한 상황에서도 연기금 순매수가 351억원에 그쳤다고 밝혔다. 개인 예탁금 증가세가 멈추고 자사주 매입도 축소되면서 외국인 매물을 흡수할 주체가 부족해졌다는 분석이다.
매수 기반이 약해지는 가운데 강제 매도 부담은 커지고 있다. 지난 14일 미수금 관련 실제 반대매매금액은 893억원으로 9월 말 227억원의 약 3.9배로 늘었다. 주식 매수대금을 결제일까지 납부하지 못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사례가 증가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 매도와 강제 매도 압력이 먼저 완화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외국인이 순매수로 돌아서지 않더라도 매도 강도가 둔화하고 반대매매 등 강제 매도가 줄어드는 것이 급락 진정의 선결 조건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일부 기업의 위험을 금융시장 전반의 위기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 이사는 고금리에 취약한 일부 기업에 대한 우려와 관련해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수 있다는 공포가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코스피 하단으로는 7월 전저점인 5천선 초중반을 제시했으며, 반등 조건으로 기술주의 수익성 확인과 금리 안정, 미국 중간선거 불확실성 해소를 꼽았다.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