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사이 미 증시 3대 지수 하락했습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이 2.15% 하락했고, 다우지수와 S&P 500도 각각 0.34%, 1.09% 낙폭 보였습니다.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도 3.83% 후퇴하며 8거래일 연속 하락을 이어갔습니다.

'시장에 피가 낭자하고 공포가 만연하다'. 거듭된 주가 하락에 국내 주요 커뮤니티 사이에서 돌고 있는 밈인데, 미국 시장에도 이 밈을 언급할 시점이 온 것 같습니다.
CNN 공포와 탐욕지수가 지난 6월 26일 이후 처음으로 '극단적 공포'까지 내려왔습니다. 공포와 탐욕지수는 S&P 500 지수와 125일 이동평균선 간 차이, 풋/콜옵션 비율, VIX 지수 등을 구성 요소로 시장의 투자심리 현황을 보여줍니다.

그동안 미 증시를 떠받쳐온 기술주들의 하락이 눈에 띕니다. 특히 반도체 분야의 낙폭이 두드러집니다.
국제유가와 관련한 거시 변수도 증시 투자자에게 우호적이지는 않았습니다. 주말 사이 호르무즈 해협과 러시아 정유시설 피격 소식이 있었지요.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11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백악관은 유가 상승세를 반전시키기 위해 러시아를 지렛대로 삼으려 합니다. 대러 제재 완화를 이끌어내 시장에 원유 공급을 더 늘리겠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습니다.
공포에 사서 환희에 팔라는 말은 월가의 오랜 격언입니다. 단 우리는 이 공포가 언제 끝날지, 지금이 가장 깊은 공포의 시점인지를 알지 못합니다. 대신 두 가지는 짚어볼 수 있습니다. 시장의 공포 혹은 오해가 끝나려면 무엇이 확인되어야 하는가, 또 하나는 누가 '어떻게' 팔고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블룸버그는 지난 한 주 사이 공매도 트레이더들이 320억 달러 규모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시장엔 중국 창신메모리(CXMT)가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두었다는 소식이 알려졌고요.
영화 '백투더 퓨처'에서 가져온 듯한 신차 '로드스터'의 비행(!)을 성공시켜 화제를 모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2028년 중국이 엄청난 양의 램을 생산하게 될 것'이라며 반도체 투자심리를 압박했습니다.
간밤엔 마이크로소프트가 영국 네오클라우드 기업 엔스케일과 맺은 영국 데이터센터 계약을 철회했다는 텔레그라프의 보도도 있었지요. 데이터센터 지으려고 봤더니 도저히 계약 기간 내에 전력이 마련될 것 같지 않다는 겁니다.
오기석 렉스셰어즈 아시아 대표는 "헤지펀드들의 AI 바스켓 매도가 있었으며, 이는 'AI가 망한다'에 베팅하는 공격적 공매도가 아니라 압도적으로 장기 포지션의 청산이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동안 많이 벌어둔 AI 주식에서 차익을 실현하고 위험을 줄이는 움직임이 있었고, 그 자금들이 헬스케어와 필수소비재 같은 방어주로 이동했다는 겁니다.

단 헬스케어 섹터는 3분기 실적이 발표되며 주당순이익(EPS)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는 부문이라는 점도 참고하실 부분입니다. 16일 기준 S&P 500 기업의 9%가 3분기 실적을 공개한 가운데,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한 기업들의 비율은 평균보다 높지만 어닝 서프라이즈의 규모 자체는 최근 평균을 밑도는 수준입니다.
프랑스에서 불붙은 고물가 반발 시위가 유럽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습도 지켜볼 만합니다. 교육 예산을 줄이지 말라는 학생들의 반발이 격화하는 양상인데요. 이런 반발로 마크롱 정부가 재정 집행을 줄이지 못하면 이 나라의 신용등급은 내려갈 가능성이 높고, 그렇게 되면 국채 금리는 더 올라갈 수 있는 흐름을 채권 시장에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는 23일에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프랑스의 신용등급 평가를 앞두고 있는데요. 앞으로는 신용평가사들이 나라 신용등급 평가할 때 채무 비율이 아니라 나랏빚의 절대 비중을 반영할 것이라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각국의 재정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판단이라는 겁니다.
이 소식들이 사실로 확인되면 국가부채만 40조 달러가 넘어가는 미국도 그렇겠지만, 기업들이 돈 잘 벌어서 세금 잘 걷히는 현재의 대한민국도 경계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IMF의 전망대로라면 대한민국의 올해 부채비율은 46%대로 내려가겠지만, 아직까지 우리 정부는 벌어들이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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