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년에 데뷔한 그룹 애프터스쿨 출신 가수 가희가 자신의 예명으로 등록한 상표를 둘러싼 법적 분쟁에서 패소했다. 법원은 가희가 식이보충제 등에 사용하려던 영문 상표 'KAHI'가 화장품 브랜드 '가히(KAHI)'와 동일해 소비자에게 혼동을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
21일 법조계와 동행미디어 시대 보도에 따르면 특허법원은 지난 4월 23일 화장품 브랜드 가히 측이 가희의 상표 등록을 무효로 해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가희 측은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으나 일주일 뒤 이를 취하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20일 판결이 최종 확정됐다.
이번 분쟁은 가희가 2021년 5월 식이보충제 등에 사용할 목적으로 영문 상표 'KAHI'를 출원하면서 시작됐다. 해당 상표는 2023년 12월 등록 결정을 받았다.
이후 화장품 업체 가히 측은 자사 브랜드와 영문 표기가 같아 소비자들이 상품의 출처를 혼동할 우려가 있다며 상표 등록 무효를 주장했다.
반면 가희 측은 화장품 업체가 설립되기 전부터 '가희(KAHI)'라는 예명으로 연예계에서 활동해 왔으며, 자신의 이름을 상표로 사용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당초 특허심판원은 가희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화장품과 식이보충제는 서로 유사한 상품으로 보기 어렵고, 두 상품 사이의 경제적 연관성도 밀접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특허법원은 이와 다른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화장품 브랜드 가히의 인지도와 화장품·식이보충제 사이의 사업상 연관성을 주요 판단 근거로 삼았다.
재판부는 가히가 2020년 4월부터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 TV홈쇼핑 등을 통해 제품을 판매한 점에 주목했다. 특히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비롯한 25편의 작품에 간접광고(PPL) 형태로 노출되면서 가희의 상표 등록 결정 당시 이미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브랜드였다고 봤다.
화장품과 식이보충제는 외형과 상품 종류가 다르다는 가희 측 주장도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화장품과 미용 효과가 있는 식이보충제 모두 건강 유지·증진이나 미용을 목적으로 인체에 직접 사용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상품 종류가 다르더라도 동일한 영문 상표를 사용할 경우 소비자들이 두 제품을 같은 업체에서 생산하거나 판매하는 것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결국 법원은 가희가 오랫동안 사용해 온 예명이라는 사정보다 기존 화장품 브랜드와의 혼동 가능성을 중시해 상표 등록을 무효로 판단했다.
(사진 = 가희 SNS, 가히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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