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오늘 6% 넘게 급등하며 2주 만에 6,000선을 되찾았습니다.
우리 시간으로 내일 새벽 미 연준의 기준금리 결정과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등 빅테크 실적 발표를 앞두고 증시 방향성을 어떻게 가를지, 증권부 김종학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김 기자, 그동안 몸을 사리던 외국인과 기관 매수세가 오늘 대거 유입됐는데, 외국인 자금이 완전히 돌아왔다고 봐야하는 겁니까?
<기자>
한 달 내내 시장을 누르던 차익실현, 매도 여력이 바닥난 상태에서 시장이 회복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오늘 코스피 지수 상승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수요 지속에 대한 강한 전망과 주주 환원에 나서 11% 뛴 영향이 큽니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까지 맞물리면서 그동안 국내증시에서 빠져나갔던 외국인과 기관 수급이 동시에 살아났습니다.
오늘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8,600억 원 안팎 사들였는데, 개별 종목으로 살펴보면 오늘 SK하이닉스를 약 3,900억 원, 삼성전자를 3700억 원어치 담는 등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에 매수세가 집중됐습니다.
이러한 외국인의 매수세 회복은 전날 AI 모델 개발사로는 사상 처음 앤트로픽이 밝힌 신고서에 나타난 인프라 투자 수요를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재확인시켜줬기 때문입니다.
다만 진짜 시험대는 우리 시간으로 내일 새벽 5시에서 6시 사이 공개되는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오라클의 실적과 컨퍼런스콜, 그리고 모레 새벽 발표되는 아마존 실적입니다.
현재 월가와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긴장하고 있는 대목은 세계 최대 기술기업들의 잉여현금흐름 적자 전환 여부입니다.
천문학적인 AI 설비투자 여파로 주요 빅테크 5개사의 합산 잉여현금흐름은 이번 분기 사상 처음 마이너스 28억 7천만 달러, 적자로 급감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미 실적을 발표한 메타가 21억 달러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내일 새벽 실적을 내놓는 알파벳은 3분기 설비투자 552억 달러에 잉여현금흐름이 23억 달러 적자를 기록할 전망입니다.
오늘 우리 증시의 반등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AI 테마에 완전히 불을 붙이려면, 내일 새벽 하이퍼스케일러 기업들이 현금흐름 적자 부담에도 불구하고 설비투자 가이던스를 꺾지 않겠다는 점을 재확인해 줘야 한다는 것이 월가의 분석입니다.
<앵커>
빅테크 실적 발표 두 시간 전인 내일 새벽 3시에는 미국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도 나옵니다.
지난 9월 소비자물가가 예상 밖으로 높게 나왔는데도 시장은 금리 동결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죠?
<기자>
네, 현재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선물시장이 반영하는 이번 10월 기준금리를 현행 연 3.75~4.00%로 동결할 확률은 90%가 넘습니다.
이번 달은 건너뛰고 12월 회의에서 25bp를 인상해 기준금리를 연 4.00~4.25%로 올릴 확률을 74%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투자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는 9월 물가 급등과 3분기 미국 GDP 성장률 전망치를 근거로 이번 달에도 25bp 인상을 단행해야 한다는 기존 전망을 고수하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 월가 대다수 기관은 '매파적 동결'을 예상합니다.
오는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를 불과 6일 앞둔 시점에 시장 예상을 뒤엎고 기습 인상을 단행하기에는 정치적·시장적 부담이 너무 크다는 관측입니다.
<앵커>
금리 인상 가능성이 사라지면 시장에는 오히려 유동성을 불어넣는 신호가 되는 것 아닙니까?
<기자>
연준의 2인자로 불리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가 매우 강력한 12월 인상 방침을 밝혀 이번 회의에서 매파적 기류가 나오기 어려운 구조로 읽힙니다.
앞으로 징검다리식 인상, 즉 분기에 한 차례 정도의 속도로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건데, 따져볼 것은 19명의 연준 위원 가운데 매파 위원들의 반대표가 얼마나 나오는지가 핵심이 됩니다.
모건스탠리는 최대 50bp 추가 인상을 주장해 온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와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가 동결에 반대해 인상 소수의견을 낼 것에 일단 무게를 뒀습니다.
그러나 대표적인 매파 3인 가운데 2명 이상 혹은 전원 이번 10월 동결에 표를 던진다면 시장에는 오히려 예상치 못한 비둘기파적인 메시지를 던질 가능성도 열린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인플레이션을 막겠다던 미 중앙은행이 빅테크의 설비투자 경쟁 앞에서는 딜레마에 빠진 셈이군요.
그렇다면 연준의 추가 인상 가능성과 빅테크들의 대규모 회사채 발행을 두고 월가의 실제 자금은 어떻게 움직이고 있습니까?
<기자>
월가의 시선은 이제 국채가 아니라 빅테크가 쏟아내는 회사채 조달 금리에 쏠려 있습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릭 리더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전날 인터뷰에서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대형 기술기업들의 설비투자는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연준은 초단기 하루짜리 금리를 움직이기 때문에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주택담보대출에는 영향을 주겠지만, 막대한 현금 창출력을 가진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를 막지는 못한다는 설명입니다.
오히려 빅테크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가산금리(스프레드)를 얹어 대규모 회사채를 발행하는 지금을 투자자들에게는 '역사적인 기회'로 봐야 한다는 분석입니다.
굳이 장기 국채를 살 필요 없이, 만기 3년 미만의 A등급 우량 회사채와 반도체·데이터센터 담보 채권만으로도 연 7% 안팎의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블랙록 액티브 채권 펀드(BINC) 내 투자등급(IG) 회사채 비중을 지난 7월 8.5%에서 이달 들어 14.3%까지 대폭 늘어난 사실도 공개했습니다.
반도체와 인프라 투자 기업 전반에 이러한 배경의 저가 매수 자금이 유입되면서 지난주 사상 최고치까지 치솟았던 빅테크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빠르게 진정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투자은행들은 내일과 모레 사이에 나올 빅테크 실적에서 하이퍼스케일러의 설비투자와 현금 창출 여력이 재확인된다면,
중간선거 이후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계절적 반등 흐름이 맞물려 증시의 본격적인 랠리가 재점화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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