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역싸움' 변호사-변리사, '로펌대표 제명' 갈등 또 폭발

입력 2017-01-31 05:00  

'영역싸움' 변호사-변리사, '로펌대표 제명' 갈등 또 폭발

변리사회, 김승열 전 특허변호사회장 제명 '포문'

대한변협 "납득 불가…소송해서라도 바로 잡겠다"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특허소송 시장에서 대립해 온 변호사와 변리사 간 갈등이 새해 벽두부터 다시 불거졌다.

변리사회가 공개석상에서 변리사 영역 내 변호사의 역할을 강조해 온 김승열(56·사법연수원 14기·법무법인 양헌 대표) 전 대한특허변호사회장을 제명한 일이 발단으로 작용했다.

31일 대한변리사회 등에 따르면 협회는 최근 징계위원회를 열어 김 전 회장을 제명하기로 했다.

김 전 회장이 특허변호사회 창립을 주도하며 특허침해 소송에서 변리사의 소송대리권을 부정하고 변호사의 역할을 강조하는 등 변리사의 정체성을 훼손했다는 게 제명 이유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1월 변리사 자격을 가진 변호사들을 모아 특허변호사회를 설립했다.

변호사가 변리사 자격을 취득하려면 일정 기간 변리사 수습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으로 2015년 말 변리사법이 개정되자 변리사 자격을 가진 변호사들이 단결을 도모한 것이다.

두 직역은 특허침해 소송에서 변리사에게 소송대리권을 부여하는 문제와 변호사의 변리사 자동취득 제도를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특허·지식재산 분야는 변리사의 주 활동 무대였지만, 최근 이 분야로 진출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변호사가 늘면서 영역 다툼이 심화한 게 주된 원인이다.

이런 상황에서 특허변호사회 출범을 못마땅하게 여긴 변리사회 측이 주도자 격인 김 전 회장을 제명하는 상황까지 치닫게 된 것이다.

변리사법상 변리사 업무를 하려면 의무적으로 협회에 가입하게 돼 있다. 결국, 김 전 회장 제명은 '변리사 업무를 더는 하지 말라'는 선고나 다름없는 셈이다.

오규환 변리사회 회장은 "김 전 회장이 언론 등을 통해 변리사회 이익에 반하는 주장을 펼쳐온 행위는 중대한 회칙 위반"이라며 "제명된 김 전 회장은 앞으로 변리사 활동을 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당사자인 김 전 회장은 이번 조치가 변리사시험 출신들의 집단 이기주의라고 지적했다.

김 전 회장은 "변리사는 변리사시험, 특허청, 변호사 출신으로 나뉘는데 이번 결정은 변리사회를 주도하는 변리사시험 출신들의 이익에만 치중한 것"이라며 "특허변호사회를 출범한 취지는 변리사든 변호사든 사법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상생하자는 것인데 선의의 뜻을 왜곡하지 말아달라"고 주장했다.

변호사들은 변리사회의 부당한 결정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분위기다.

대한변호사협회는 변리사회에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했으며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법적 다툼도 불사할 방침이다.

하창우(63) 변협 회장은 "집단과 반대되는 입장을 가졌다고 구성원을 제명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다"며 "이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법리적으로도 징계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 회장은 "최근 이공계 로스쿨 출신 변호사가 특허시장에 진출하다 보니 변리사회가 위기감을 느끼고 벌인 일"이라며 "제명 처분에 관해 무효확인 소송을 해서라도 이번 일을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황용환 전 변협 사무총장은 변리사회 회장을 지난 20일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황 전 총장은 "변리사에게 특허침해 소송의 대리권을 허용하면 안 된다는 사실은 이미 헌법재판소가 내린 결론"이라며 "헌재가 내린 결정을 그대로 주장했다고 해서 변리사 활동을 막은 것은 엄연한 범죄"라고 밝혔다.

신임 변협 회장으로 선출돼 내달 27일 임기를 시작하는 김현(61) 변호사도 유사 직역 간 대립 문제를 현안 과제로 꼽아 두 직역 간 다툼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ae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