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주인 바뀌는 백악관…5시간의 '쓰나미' 같은 이사 작전

입력 2017-01-20 16:16   수정 2017-01-20 21:09

[트럼프 취임] 주인 바뀌는 백악관…5시간의 '쓰나미' 같은 이사 작전

퇴임·신임 대통령 동시에 일사불란 이사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는 20일(현지시간) 전 세계의 이목이 취임식이 열리는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 앞으로 쏠려있는 순간, 주인이 바뀌는 백악관에서는 5시간에 걸친 '쓰나미'같은 이사 작전이 펼쳐진다.

19일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새 대통령이 취임할 때마다 벌어지는 백악관 이사는 '광란의 의식'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만큼 짧은 시간 동안 정신없이, 그렇지만 일사불란하게 진행된다.

올해의 경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집을 트럼프 당선인의 집으로 '변신'시키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백악관 집사장으로 21년간 7명의 대통령을 거치며 취임식 이사를 감독한 게리 월터스는 이를 "정돈된 혼돈"(organized chaos)이라고 부른다.





먼저 이날 오전 4시께가 되면 90여 명의 백악관 상근 직원들과 소수의 계약직이 집사장이 세운 '전투계획'을 실행에 옮길 준비를 한다.

오전 8시 30분이 되면 직원들은 백악관 공식 만찬장인 '스테이트 다이닝룸'에 모여 떠나는 대통령 가족과 작별 인사를 하고 선물을 전달한다. 이날의 '달콤씁쓸'한 순간으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이때 직원들에게 마지막 말을 전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오전 10시 30분이 되면 대통령 가족은 백악관 북쪽 입구인 '노스 포르티코'를 통해 '집'을 떠나고 리무진을 타고 신임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리는 의사당으로 향한다.

그리고 바로 이 순간부터 진짜 이사가 시작된다.

떠나는 대통령과 신임 대통령의 이삿짐 트럭이 백악관 비밀경호국(SS)의 호위를 받으며 각각 노스 포르티코 서쪽과 동쪽으로 들어온다. 메릴랜드 백악관 창고에 있던 미술품과 가구, 새로 구입한 가구를 실은 트럭들도 함께 늘어선다.

백악관으로 들어오고 나가는 짐들은 보안상의 이유로 관저 직원만 옮길 수 있다. 그래서 백악관 전기기사와 목수 등 많은 직원이 이삿짐을 옮기는 데 동원된다.

전 주인의 물건이 모두 빠져나가면 카펫에서부터 창문까지 대대적인 청소가 시작된다. 배관공과 수리공들은 필요한 곳을 수리하고, 전기기사는 조명을 새로 달거나 인터넷과 TV 케이블을 설치한다. 목수는 관저에 있는 16개 침실의 문과 벽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고 손본다.

하지만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에 큰 건축공사나 페인트칠, 도배는 하지 않는다.

새 대통령의 인테리어 담당자나 소수의 수행원이 짐을 풀고 가구 배치를 돕는다. 옷은 모두 옷장에 넣는다.

새 대통령 가족이 특별히 선호하는 물품은 사전에 구입해 언제든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여기에는 매트리스에서부터 침구 용품, 면도 크림까지 모든 것이 포함된다.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도 새 대통령에게 맞는 완벽한 상태로 준비된다. 만약 새 대통령이 가구나 커튼, 미술품 등을 바꾸기를 원하면 그렇게 한다.

취임식 행진이 시작되는 오후 2시 30분이 되면 집사장은 모든 것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는지 확인한다.

하지만 이때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지기도 하는데, 직원들은 이러한 돌발상황에도 준비돼 있어야 한다.

조지 H.W. 부시 대통령의 취임식 때는 그의 쌍둥이 손녀들이 지루해서 관저로 먼저 가 있기를 원했다. 그래서 백악관 담당 플로리스트가 두 소녀를 자신의 가게로 데려가서 즉흥 꽃꽂이 수업을 하기도 했다.

오후 3시 30분에서 5시 사이가 되면 드디어 새 대통령 가족이 새로 단장한 백악관에 들어서게 된다.

주로 백악관 남쪽 입구 '사우스 포르티코'로 입장하는데, 이때 집사장은 이들을 맞으며 처음으로 "새로운 집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대통령님"이라는 인사를 건네게 된다.

k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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