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트럼프 선물 준비에 분주…"기업에 대미 투자계획 재촉"

입력 2017-02-08 10:38  

아베, 트럼프 선물 준비에 분주…"기업에 대미 투자계획 재촉"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미국 방문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한 선물 보따리 마련에 분주하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8일 보도했다.

일본 3대 기업 관계자들은 정부 측에서 구체적인 투자 규모를 알려달라는 연락이 왔다고 밝혔다. 공적투자기관들은 아베 총리가 고속철도를 포함한 미국의 인프라 사업에 수백억 달러를 투자할 것을 약속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가 이번 방미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개인적 유대 구축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미국의 아시아 정책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하고 무역 마찰이나 주일미군 유지비와 같은 긴장 요인을 해소하겠다는 속셈이다.

아베 총리는 10일 재무상, 외무상, 경제산업상 등 3명의 각료를 대동하고 미국에 도착해 정상회담을 갖고 다음날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플로리다주에서 골프를 할 예정이다.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일본 게이단렌(經團連) 회장은 아베 총리의 방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와 경제, 안보 분야에서 미일 관계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카키바라 회장은 무역과 엔화 환율을 둘러싼 마찰을 의식해 일본 기업들이 미국에 총 4천억 달러를 직접 투자했고 170만명분의 일자리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말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주 도요타 자동차의 도요다 아키오 회장도 만나 일본의 대미 자동차 수출과 미국의 제조업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가 도요다 회장을 만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회사의 멕시코 공장 건설을 비난한 것과 무관치 않다.

도요타 자동차는 트럼프 대통령의 비난이 있자 향후 5년간 인디애나주 프린스턴의 공장에 400명분의 일자리를 추가하는 것을 포함해 모두 1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할 것을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소프트뱅크가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술펀드를 조성해 향후 4년간 미국에 5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히자 희색을 나타냈다.

일본 재계 일각에서는 그러나 아베 총리가 들고갈 선물이 기업들의 기존 투자계획을 뭉뚱그리는 것일 뿐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선물이 오히려 일본이 반드시 지켜야 할 기준점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제조업 대기업의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가 당선됐다고 해서 우리가 당장 사업계획을 변경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우리는 실제로 필요한 공장에 투자할 수 있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아베 총리가 챙기는 또다른 선물은 일본 공적투자기관들의 미국 인프라 사업 투자계획으로, 수출 보증, 일본국제협력은행의 대출, 혹은 정부 보유 외환으로 인프라 채권을 매입하는 형태가 될 수 있다.

국민연금 기금을 운용하는 연금적립금관리운용독립행정법인(GPIF)은 글로벌 인프라 투자계획을 갖고 있다.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시할 수치에 GPIF의 투자계획이 녹아들 수도 있다.

아베 총리는 미국측에 댈러스-휴스턴 노선과 로스앤젤레스-샌프란시스코 고속철도 건설에 신칸센이 채택될 수 있도록 협조해 줄 것을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

아베 총리는 버락 오바마 전임 대통령에게도 거듭 신칸센에 대한 관심을 가져줄 것을 재촉했으나 소득은 없었다. 멕시코만 항만 건설도 일본측이 투자할 인프라 사업에 포함될 수 있다.

jsm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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