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풍자·방사능공포 담은 일본 괴수영화 '신고질라'

입력 2017-02-26 11:55  

정치풍자·방사능공포 담은 일본 괴수영화 '신고질라'

3월 9일 국내 개봉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신고질라'는 괴수영화지만, 정치풍자극에 가깝다.

'현대 도쿄에 고질라가 나타났을 때, 일본인은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만큼, 일본 정부의 반응과 대처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다 보니 고질라가 나오는 장면을 빼면 일본 각료들이 머리를 맞대고 회의하는 모습이 주를 이룬다.

총리를 포함한 각 부처 장관들은 고질라가 도쿄 도심을 쑥대밭으로 만드는데도 절차와 규정, 명분을 따지는 등 "앉아서 헛짓"을 한다.

고질라를 제거할지 포획할지, 아니면 추방할지 최종 목표를 정하느라 우왕좌왕한다. 목표에 따라 관할 부처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분초를 다투는 급박한 상황에도 재해대책본부 설치를 위한 회의를 하는 등 문서와 회의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이런 일본 각료들의 모습은 기시감을 느끼게 한다. 영화 '판도라'속에서 그려진 한국 정부의 모습과 닮았기 때문이다.

다른 점도 있다. '판도라'는 한 개인의 영웅적인 희생으로 재난 위기를 극복하지만, '고질라'에서는 국가 시스템이 작동한다.

'신고질라' 속 일본 각료들은 일단 결정이 내려지면, 자국민 보호를 최우선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외교를 통해 미국, 프랑스, 독일 등의 도움도 받는다.

특히 자위대가 온갖 최신 무기를 선보이며 고질라 진압에 나서는 장면은 다시 '전쟁할 수 있는 나라'가 되고 싶어하는 일본의 욕망이 반영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1954년부터 시작된 '고질라' 시리즈는 매 편 다른 모습으로 등장했다.

초대 고질라는 미국의 수중 수폭 실험으로 심해에 있던 고대 생명체가 깨어난다는 설정이었다.

그러나 '신고질라'에서는 심해에 버려진 핵폐기물에 의해 돌연변이가 된 생명체로 나온다.

고질라의 탄생에서 드러나듯 영화 곳곳에는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방사능 유출 사고에 대한 일본인의 공포가 담겨있다.

고질라는 처음에는 바다 밑에서 엄청난 크기의 꼬리만 드러내지만, 서서히 육지로 상륙해 전체 모습을 보여준다. 초기에는 땅을 기어 다니는 어류처럼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성장해 키가 118.5m로 자란다. 또 온몸에서 엄청난 양의 방사능을 내뿜으며 그 누구도 맞설 수 없는 위협적인 존재로 거듭난다.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안노 히데아키 감독과 '일본침몰'의 히구치 신지 감독이 공동 연출을 맡았다.

두 감독은 일본의 전통적인 특수촬영 방식(배우가 특별 제작된 옷을 입고서 미니어처로 이뤄진 무대 장치 위에서 연기하는 모습을 촬영)과 컴퓨터그래픽(CG)을 이용해 새로운 고질라를 탄생시켰다.

쿠니무라 준 등 329명의 베테랑 중견 배우들이 출연한다. 3월 9일 개봉.

fusionj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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