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월미도 '치맥 파티' 1년…자취 감춘 유커

입력 2017-03-18 10:00  

인천 월미도 '치맥 파티' 1년…자취 감춘 유커

중국 기업 4월 4천 명 관광 돌연 취소…화장품 판매장·식당 '썰렁'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1년 전 중국인 관광객(유커·遊客) 4천500명이 떠들썩한 '치맥 파티'를 벌였던 인천시 중구 월미도는 을씨년스러울 만큼 썰렁하다.

하얀 탁자가 월미도 거리를 가득 메우고 치킨 1천500마리와 캔맥주가 쉴 새 없이 날라지던 장관은 온데간데없다.





17일 오전 찾은 월미도 문화의 거리에는 대만인 관광객 2명만 남아 기념 촬영을 하고 있었다. 중국인 관광객은 아예 찾아볼 수가 없다.

전날 친언니와 함께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했다는 대만인 왕야핑(34·여)씨는 "No people(사람이 없어요)"이라며 "유명한 관광지라고 해서 왔는데 너무 조용해 다른 곳으로 가야겠다"고 했다.

단체 관광버스로 붐비던 월미도 공영주차장도 승용차 2대만 주차돼 있을 뿐 텅 비었다.

15년 넘게 문화의 거리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A(45)씨는 적막이 맴도는 테이블 4개짜리 식당을 돌아보며 "보통 관광버스 10대가 한꺼번에 들어오곤 했는데 이번 주에는 단체 중국인 관광객이 아예 없다"고 머리를 긁적였다.






이날 인천 화장품 제조업체의 공동 뷰티 상품 판매장인 '휴띠끄' 차이나타운 점에는 손님이 한 명도 눈에 띄지 않았다.

이곳 차이나타운점은 지난해 휴띠끄 전체 매출액의 8.8%를 차지할 정도로 판매율이 높은 편이다. 월미도점과 인천항점을 합친 매출액(1%)의 8배다.

그러나 중국이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을 모두 금지한 15일을 기점으로 단체 유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고비를 맞았다.

거심매(33·여) 휴띠끄 매니저는 "지난해 월미도에서 치맥 파티를 한 아오란그룹 직원들이 모두 다 이 지점에 와서 화장품을 사 갔다"며 "실제 고객 비중을 따져보면 중국인 손님이 90%고 나머지 10%는 일본이나 태국인 관광객"이라고 설명했다.

거 씨는 "유커가 한창 많을 때는 '오늘 몇 시에 몇 명이 간다'고 예약해 4월분까지 다 차 있었다"며 "지금은 예약했던 단체 유커들까지 '관광 못 간다. 매장도 방문할 수 없다'며 취소 전화를 걸어오는 판"이라고 매출 감소를 우려했다.







18일 인천시에 따르면 치맥 파티가 열린 지난해 3월 1억9천만원이었던 휴띠끄 매출액은 올해 1월과 2월 1억1천366만원과 1억462만원으로 줄었다.

이달 매출액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단체 유커의 방문이 끊길 경우 관광지에 자리 잡은 이곳 매장의 타격은 심각할 정도로 예상된다.

인천시가 어렵사리 유치한 중국 기업의 인센티브 관광이나 기업회의 방문도 잇따라 연기돼 '치맥 파티'와 같은 관광 특수는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지난 6일 기준으로 시가 유치했던 기업회의나 인센티브 관광 6건 가운데 3건(1만8천 명)이 연기되고 3건(6천 명)은 보류됐다.

월미도 치맥 파티의 주역이었던 중국 아오란그룹 임직원 3천 명은 올해 4월 인천을 재방문하겠다며 인천시와 협약까지 했지만, 일정을 하반기로 연기했다.

임직원 1만2천 명이 찾기로 했던 중국 의료기기업체 유더그룹도 갑작스레 일정을 미뤘고, 화장품 제조 및 판매사인 중국 코우천그룹은 내달 인천에서 임직원 4천 명과 포상관광을 하기로 했다가 돌연 방한을 취소했다.

코우천그룹은 올해 1월 인천을 찾아 기업회의 장소인 송도컨벤시아와 주변 호텔을 둘러보고 가 예약까지 한 상태였다.

인천시 관계자는 "기업회의나 인센티브 관광의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만큼 동남아나 일본으로 유치 타깃을 넓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했다.

chams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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