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드 요격시험 성공…北 핵공격 무력화 능력 과시

입력 2017-07-12 10:57   수정 2017-07-12 15:27

美, 사드 요격시험 성공…北 핵공격 무력화 능력 과시

'北 화성-14형' 사정권 알래스카서 요격시험…대북 경고메시지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미국이 11일(현지시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요격시험을 한 것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능력이 점점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준까지 도달하고 있다는 엄중한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일은 북한이 지난 4일 발사한 '화성-14형'이 대륙간 사거리를 갖춘 탄도미사일이라고 규정했다. 이는 대기권 재진입이나 핵탄두 유도조정 기술 능력은 입증되지 않았지만 대륙을 건너갈 수 있는 사거리를 갖췄다는 뜻이다.

이런 평가 아래 미국이 IRBM에 대한 첫 사드 요격시험을 한 것도 미국 본토에 대한 북한의 핵공격이 성공할 수 없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 국방부 미사일방어국(MDA)은 북한 화성-14형의 사정권에 들어가는 알래스카주 코디악 기지에서 진행한 사드 요격시험에서 IRBM 표적을 성공적으로 맞췄다고 밝혔다.

요격시험은 미 공군 C-17 수송기가 하와이 북쪽 태평양 공중에서 쏜 발사체를 알래스카주의 사드가 탐지·추적하고 요격미사일을 발사해 격추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사드의 요격미사일은 적 탄도미사일에 직접 충돌하는 직격형(Hit-to-Kill)이다.

사드 요격시험은 이번이 14번째로, 지금까지 모두 성공해 요격률이 100%라는 게 미사일방어국의 설명이다.

과거 13차례의 사드 요격시험 가운데 6차례는 단거리·준중거리미사일 요격시험으로, 이들 미사일의 요격 능력은 입증된 것으로 미군 당국은 평가하고 있다. 사드의 IRBM 요격시험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드는 패트리엇, SM-2, SM-6 등과 함께 대기권에 재진입해 종말(Terminal) 단계에 들어서는 적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무기체계로, 요격고도가 40∼150㎞로 넓다.

미 국방부는 이번 요격시험이 수개월 전부터 예정됐던 것이라고 밝혔지만,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시험발사를 감행한 지 약 1주일 만이라는 점에서 대북 메시지의 성격이 강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사일방어국도 요격시험 성공에 대해 "북한과 다른 국가들의 점증하는 미사일 위협을 막는 미국의 능력을 강화하고 광범위한 전략적 억제 구조에 기여할 것"이라며 북한의 위협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사드 요격시험 장소가 알래스카주라는 점도 같은 맥락에서 주목할 만하다. 북한이 고각 발사한 화성-14형은 정상 각도로 쏠 경우 사거리가 6천∼8천㎞로, 앵커리지를 포함한 알래스카주 대부분이 사정권에 들어간다.

북한이 화성-14형으로 미국 본토에 대한 핵공격 능력을 과시한 데 대해 미국이 공개적으로 사드의 IRBM 요격시험을 함으로써 북한의 위협을 무력화하는 능력을 보여줬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사드를 포함한 미사일방어체계는 실전에서는 적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고 평시에는 적 탄도미사일이 갖는 전략적 가치를 떨어뜨리는 기능을 한다.

효과적인 미사일방어체계를 실전 배치하면 적이 시도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 공격의 성공률이 낮아져 탄도미사일 위협이 정치·외교적 수단으로서 갖는 가치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미국이 화성-14형의 사정권에 들어가는 알래스카주에서 사드 요격시험을 한 것도 화성-14형의 전략적 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은 북한이 IRBM인 '화성-12형'을 발사한 지 보름쯤 지난 5월 30일에는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지상 기반 요격미사일(GMD)로 ICBM 요격시험에 성공했다. 이 또한 북한이 개발 중인 ICBM이 무용지물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조치로 해석됐다.

미국이 사드의 IRBM 요격시험을 공개적으로 한 것은 북한뿐 아니라 미국 국민과 동맹국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이 화성-14형에 핵탄두를 탑재해 발사하더라도 언제든지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했다는 것이다.

미국이 본토에서 해외긴급대응전력(GRF: Global Response Force)으로 운용 중인 사드 포대는 유사시 수송기로 필요한 곳에 배치해 바로 작전운용할 수 있다.

미사일방어국은 "미국과 미군, 동맹국, 우방을 모든 종류의 탄도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방어하는 다층적인 미사일방어망을 구축하는 게 미사일방어국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ljglor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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