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긴장속 만주사변일에 중·러 해군 연합훈련 벌이는 이유(종합)

입력 2017-09-18 21:46  

한반도 긴장속 만주사변일에 중·러 해군 연합훈련 벌이는 이유(종합)

연례 '해상연합' 2단계 훈련 동해서 시작…"18~26일 9일 동안 실시"

韓美·北 동시견제에 역사해석 변경 '14년 항일전쟁' 강조 목적도

(상하이·모스크바=연합뉴스) 정주호 유철종 특파원 = 중국군이 중일전쟁 발발 시점으로 보는 18일 만주사변 기념일에 맞춰 러시아 해군과 동해에서 해상 합동훈련에 들어갔다.

중국군망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동해에 진입한 중국 해군 함정들이 이날부터 26일까지 러시아 군함들과 동해와 오호츠크해에서 중러 '해상연합-2017' 2단계 훈련을 시작한다.

18일부터 21일까지는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 근해에서, 22일부터 26일까지는 오호츠크해 남단 해역에서 각각 진행된다.

훈련에는 러시아와 중국 군함 11척, 잠수함 2척, 대잠 초계기·함재 헬기 등의 군용기 8대가 동원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측에선 051C형 미사일구축함인 스자좡(石家莊), 프리깃함 다칭(大慶), 보급함 둥핑후(東平湖) 등이, 러시아 측에선 7천t급 구축함 트리부츠 제독함, 소형 호위함 소베르센니함 등이 참가한다.

양국 해군은 잠수함 구조, 대공·대잠 방어, 연합 구조 등의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중국 해군 소속 군함들은 전날 블라디보스토크의 러시아 태평양함대 기지에 도착해 러시아 측의 환영을 받았다.

러시아와 중국은 이번 훈련이 매년 정례적으로 실시돼온 양국 해군 훈련인 '해상연합'의 일환이라고 주장한다.

양국은 지난 7월 22∼27일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양기구(나토)가 대치하는 발트해에서 올해 해상연합 1단계 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동해와 오호츠크해에서 실시되는 이번 훈련은 2단계 훈련이란 설명이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견제하고 주한미군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겨냥한 무력시위라는 관측과 함께 만주사변일을 훈련 기점으로 잡은 점에 비춰 일본을 노린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 당국은 1931년 9월 18일 선양(瀋陽) 류탸오후(柳條湖) 부근에서 일본군이 건설 중이던 남만 철도의 폭발로 시작된 만주사변을 항일전쟁 발발 시점으로 보는 역사해석 변경을 추진 중이다.

기존의 기점이었던 1937년 노구교(盧構橋) 사건보다 6년을 거슬러 올라가 항일전쟁이 14년간 이어졌다는 해석이다.

9월18일을 '국치일'로 간주하는 중국은 이번 훈련을 계기로 바뀌어진 항일전쟁 역사해석을 대대적으로 알리고, 19차 당대회를 앞두고 항전사에서 공산당의 역할을 강조하려 하고 있다.

2012년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 영유권 분쟁으로 양국 관계가 극도로 악화됐을 당시 만주사변 기념일에 맞춰 중국 전역에서 대규모 반일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중국의 한 군사전문가는 "중국군 입장에서는 이번 훈련은 86년 전 만주사변 당시 일본 관동군이 장쉐량(張學良·1898∼2001)의 북대영(北大營)을 포격한 것에 대한 회답"이라고 분석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번 훈련이 제3국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지만 훈련 시점이나 지점으로 미뤄봤을 때 일본을 빼고 생각하기는 힘들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특히 2차 대전 당시 일본이 중국과 러시아의 공동의 적이었고 지금까지도 중국과 러시아가 각각 일본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을 내세워 양국의 전략적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처음으로 일본의 북방 관문인 오호츠크해를 양국군 훈련지로 택하고 첫 잠수함 구조훈련에 처음으로 여러 병종, 기종, 함종이 어울린 합동 대잠훈련을 벌이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중국 군사과학원 판신마오(潘新毛) 연구원은 "잠수함 구조는 시간의 긴박성, 기술난이도, 보안도 측면에서 가장 복잡하고 위험한 해상훈련"이라며 "양국군의 전략적 협력이 긴밀해지고 기술적 협조도 한층 심화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이사회)의 새 대북제재 이후 북한이 첫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면서 한반도 긴장 정세가 악화하는 가운데 이뤄진 이번 훈련이 한국과 미국의 사드 배치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동시에 견제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중국의 해군훈련함 척계광(戚繼光)함은 전날 승조원 549명을 태우고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항을 출항,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리랑카, 태국 등을 방문하는 원양 실습훈련에 나갔다.

태평양과 인도양, 대서양의 11개 해구와 8개 해협 및 운하를 지나게 된다. 만재배수량 1만t급의 척계광함은 중국이 독자 건조한 최신형 훈련함으로 지난 2월 취역했다.

함명의 인물 척계광(1528∼1588)은 명(明) 말기의 장수로 왜구의 침입을 물리치는데 큰 공을 세운 인물로 중국인들에게 항일 민족영웅으로 숭앙되는 인물이다.


jo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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