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집권당, 잇단 타지마할·무굴제국 비하 논란

입력 2017-10-17 14:23  

印 집권당, 잇단 타지마할·무굴제국 비하 논란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인도 집권 인도국민당(BJP) 인사들이 과거 인도 대륙을 통치한 이슬람왕조 무굴제국과 당시 만들어진 타지마할을 잇달아 비하하면서 무슬림 단체가 반발하는 등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17일 인도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나라시마 라오 BJP 대변인은 전날 "무굴제국 시기는 인도의 문명과 전통을 심각하게 훼손한 엄청난 불관용이 횡행하던 야만적이고 약탈적 시기"라고 말했다.

라오 대변인의 이 발언은 같은 날 타지마할이 위치한 북부 우타르프라데시 주의 산기트 솜 주의원이 "타지마할은 반역자들이 만든 인도 문화의 오점"이라고 말한 데 뒤이어 이뤄졌다.

솜 주의원은 인도 역사에서 힌두 왕조의 왕들이 더 조명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타지마할이 역사적 건축물 목록에서 빠진 데 가슴 아파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타지마할을 건축한 사람이 자신의 아버지를 감금하고 힌두교도들을 없애려 한 그런 역사를 말하는 것이냐"면서 "우리 역사에 이런 이들이 자리하고 있는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며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발언은 상당한 반발도 불러일으켰다.

우선 타지마할을 세운 샤자한 황제는 자신의 아버지를 감금한 게 아니라 그 자신이 아들 아우랑제브에 의해 감금됐다며 사실관계조차 틀렸다는 지적이 나왔다.

280만 팔로워를 둔 인도 언론인 비크람 찬드라는 자신의 트위터에 "타지마할을 인도 문화의 오점이라고 부르는 이는 일의 앞뒤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혹평했다.

인도 무슬림 단체인 AIMIM의 아사두딘 오와이시 대표는 해마다 인도 독립기념일에 총리가 국기를 게양하고 연설하는 장소인 뉴델리 레드포트도 샤자한 황제가 만든 건축물임을 상기시키면서 "앞으로 인도 총리가 반역자들이 만든 곳에서 국기게양을 중단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앞서 3월 우타르프라데시주 주총리에 힌두 사제 출신인 요기 아디티아나트가 취임한 이후 타지마할은 정부로부터 홀대받고 있다는 논란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주 정부는 지난 7월 주 예산을 발표하면서 힌두 성지인 아요디아와 바라나시 등의 인프라 개선에 수천억 원대 예산을 지원하면서 타지마할 관련 사업에는 주 예산을 배정하지 않았고, 최근에는 주 내 문화유산을 소개하는 관광안내 책자를 배포하면서 타지마할은 한 줄도 언급하지 않았다.

아디티아나트 주 총리는 과거 자국을 방문한 외국 귀빈에게 타지마할 모형을 선물하던 관행을 반대하며 "타지마할은 인도 문화를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논란이 커지자 아디티아나트 주 총리는 "타지마할은 우리 문화유산의 필수불가결한 부분이며 보존과 관광객 유치에서 최우선 유물"이라고 달라진 태도를 보인 바 있다.




ra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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