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각료회의 주요 합의 없이 종료…차기 의제 논의 집중

WTO 각료회의 주요 합의 없이 종료…차기 의제 논의 집중

말스트롬 EU 집행위원 "몇몇 큰 국가의 파괴적 행동 탓"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제11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가 아무런 결론도 내지 못한 채 종료됐다.
WTO는 이번 회의에서 주요한 무역 개혁안을 도출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지만, 상대적으로 이견이 적은 전자상거래나 어업 보조금 규제 등의 사안에서조차 합의를 하지 못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3일(현지시간) 전했다.
세실리아 말스트롬 유럽연합(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트위터에서 "회원국들이 불법 조업을 막기 위한 보조금 중단 방안조차 합의하지 못했다"며 "몇몇 큰 국가의 파괴적인 행동이 결과 도출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러나 해당 국가명을 거론하지 않았다.
이번 각료회의는 시작 전부터 자국 우선주의와 양자협상을 선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정책 탓에 별다른 성과가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 11일 "현재의 규정이 준수되지 않는 상황에서 새로운 규정을 협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이런 입장을 행동에 옮기듯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전날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떠나 미국으로 귀국하면서 회의 마지막 날 일정에 불참했다.
WTO 회원국들은 이번 회의에서 구체적인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했지만 시장 효율성 증진 방안과 과도한 공업 생산을 억제하기 위한 노력 등 차기 회의 의제 설정에 집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켄 록웰 WTO 대변인은 "구체적인 결과물의 관점에서 보면 논의에 진전이 없어 실망감이 존재하지만 효과적인 의제를 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WTO 각료회의는 164개 회원국 통상장관이 참석하는 WTO 최고 의사결정 기구로 2년마다 개최된다.
1995년 관세및무역에관한일반협정(GATT) 체제를 대체한 WTO 체제에서는 무역분쟁에 대한 상소 기구의 결정 거부나 합의안 등을 도출하려면 회원국들이 만장일치로 동의해야 한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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