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15~21일 칠레·페루 찾아…6번째 중남미 방문

입력 2018-01-16 02:18  

교황, 15~21일 칠레·페루 찾아…6번째 중남미 방문
모국 아르헨티나는 이번에도 방문국서 제외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사상 첫 남미 출신 교황인 프란치스코(81) 교황이 15일(현지시간)부터 일주일간 칠레와 페루를 방문한다.
교황은 15∼18일 칠레, 18∼21일 페루를 찾아 정치부패와 원주민 권리, 성차별 등을 주제로 설교하고 원주민과 군부 독재 피해자, 여성 죄수 등 사회적 약자를 보듬는다.
칠레에서는 수도 산티아고를 비롯해 테무코, 이키케를, 페루에서는 수도 리마와 푸에르토말도나도, 트루히요를 각각 방문한다.
교황은 16일엔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과 면담한 뒤 산티아고에서 미사를 집전한다. 이어 산티아고 교도소에 수감 중인 여성 죄수들과 자녀들을 찾는다.
17일엔 테무코에서 쫓겨난 조상 땅에 대한 권리 복원을 요구하는 마푸체 원주민들과, 18일에는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부 독재 시절 피해자들과 만난다.
교황은 19일에는 페루 리마에서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대통령과 회동한 뒤 아마존 우림 지대에 있는 푸에르토말도나도로 이동해 아마존 원주민과 접촉한다. 푸에르토말도나도는 불법 금광과 인신매매 등 범죄가 많은 도시다.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난 교황은 지난 2013년 교황에 선출된 이후 이번이 6번째 중남미를 방문이지만 아르헨티나는 찾지 않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수만 명의 아르헨티나 가톨릭 신자들이 교황을 보기 위해 버스를 타고 안데스산맥을 넘어 칠레로 가고 있다고 전했다.
교황의 모국 방문 회피는 정치인들과의 불편한 관계 때문이라는 시각이 많고, 분열된 아르헨티나 정치 상황 속에서 자신의 방문이 정치적으로 이용당할 가능성을 꺼리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교황은 2010년 부에노스아이레스 추기경 재직 당시 동성결혼과 낙태 시술 허용 등을 놓고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임 정권과 갈등을 겪었으며, 마우리시오 마크리 현 대통령과도 껄끄럽다. 2009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시장이었던 마크리 대통령이 동성결혼 합법화 판결에 대한 교황의 상고 요청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교황의 이번 남미 순방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칠레에서는 교황이 아동 성추행 은폐 혐의를 받는 후안 바로스 주교를 2015년 오소르노 교구장에 임명한 데 대한 반감이 크다. 교황 방문 사흘 전인 12일엔 산티아고의 성당 3곳이 화염병 투척과 방화로 일부 파손되기도 했다.
페루에서는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 사면을 놓고 비판 여론이 고조된 가운데 이에 대한 입장 천명 요구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penpia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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