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당국 "비행 속도 측정기 결빙이 여객기 사고 원인된 듯"(종합)

입력 2018-02-13 23:37  

러시아 당국 "비행 속도 측정기 결빙이 여객기 사고 원인된 듯"(종합)
블랙박스 해독 잠정 결과 발표…비상사태부 "시신 잔해 1천400점 수거"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지역에서 추락한 국내선 여객기 사고는 기체 외부 속도 측정기 결빙으로 인한 속도 착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조사 당국이 13일(현지시간) 밝혔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사고 조사를 맡은, 옛 소련권 국가들의 민간 항공기 운항 관리기구인 '국가간항공위원회(MAK)는 이날 수거된 2개의 사고기 블랙박스 가운데 하나인 비행기록장치(FDR) 해독 결과를 토대로 이같이 발표했다.
MAK 공보실은 "FDR 잠정 분석과 과거 유사 사고 사례 분석 결과, 조종석 비행 속도 계기판 이상이 '특수 상황'의 원인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계기판 수치 이상은 가열기가 꺼지면서 (외부 속도 측정 장치인) '피토 시스템'(Pitot-static system)이 동결된 것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공보실은 "FDR에 기록된 모든 다른 비행에서는 피토 시스템의 가열장치가 이륙 전 켜졌다"고 덧붙였다.

조종석 계기판과 연결된 피토 시스템은 항공기 머리 부분 외부에 달린 속도 측정 장치로 동결 방지를 위해 가열기가 달려 있다.
사고기 조종사가 실수로 피토 시스템의 가열기를 켜지 않아 기내 계기판에 잘못된 속도가 표시된 것이 사고 원인의 하나가 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었다.
공보실은 "여객기가 이륙한 후 2분 30초 뒤 시속 465~470km의 속도로 1천300m 고도를 날고 있을 때부터 속도 장치에 이상 증세가 나타났다"면서 "추가적 사고 원인은 다른 블랙박스인 조종실음성녹음장치(CVR)를 해독해봐야 드러날 것"이라고 전했다.
MAK의 이 같은 설명은 속도계 고장으로 기장이 비행기 속도가 떨어진 것으로 착각해 엔진을 최고 수준으로 가동하면서 엔진이 과열돼 파손됐을 수 있다는 다른 전문가들의 주장과도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앞서 MAK 전문가들은 전날 수거한 블랙박스들에 대한 해독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해독 결과는 여객기 사고 원인 규명에 핵심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당국은 폭설로 인한 악천후와 조종사 실수, 기체 결함 등을 주요 사고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기가 공중에서 폭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고 기체 잔해에서 폭발물 흔적도 발견되지 않음에 따라 테러설은 일단 뒤로 밀려난 상태다.
사고 수습 작업을 벌이고 있는 비상사태부는 이날 오전 현재까지 1천400점의 시신 잔해와 500점의 기체 잔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비상사태부 요원들은 기체 잔해와 시신들이 파묻혀 있는 30헥타르(ha) 넓이의 눈밭을 어렵게 수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여객기 사고에 대해 애도의 뜻을 전하면서 사고 조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남부 사라토프 지역 항공사 소속 An-148 여객기는 앞서 11일 오후 2시 24분 남부 오렌부르크주(州) 도시 오르스크로 가기 위해 모스크바 동남쪽 외곽 도모데도보 공항에서 이륙한 후 4분 뒤 레이더에서 사라지며 추락했다.
이 사고로 승객 65명과 승무원 6명 등 71명 탑승자 전원이 숨졌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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