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총선 투표 시작…우파·포퓰리즘 득세에 '촉각'

입력 2018-03-04 19:55  

이탈리아, 총선 투표 시작…우파·포퓰리즘 득세에 '촉각'
과반의석 확보 진영 안 나올 듯…총선 후 불확실성 증폭 예상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향후 5년 동안 이탈리아 입법을 이끌어갈 상원(315석)과 하원(630) 의원을 뽑는 총선 투표가 4일 오전 7시(현지시간)를 기해 일제히 시작됐다.
의원의 약 3분의2는 정당 명부에 의한 비례대표, 나머지 3분의 1은 지역구에서 가장 많은 득표를 한 후보를 선출하는 새로운 선거법 아래 진행되는 이날 선거에는 해외 거주 국민 420만 명을 포함해 약 5천100만 명의 유권자가 참여할 수 있다.
상원의 경우 만 25세 이상, 하원은 만 18세 이상이면 투표가 가능하다.



수도 로마가 속해 있는 라치오, 최대 경제 도시인 밀라노를 주도로 하는 롬바르디아 등 2개 지역의 주지사와 지방 의원들을 뽑는 선거도 함께 실시된다.
과반의석을 확보한 다수당이 나오지 않는 '헝 의회'가 출현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인 가운데, 총선 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37%를 기록한 우파연합이 최다 의석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파연합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정당 전진이탈리아(FI)를 중심으로 반(反)난민·반유럽연합(EU)을 공통적으로 내세우는 극우 성향의 동맹, 이탈리아형제들(FDI) 등 우파정당 4개가 손을 잡은 진영이다.
집권 시 강경한 난민 정책을 천명한 이들은 최근 몇 년 간 지중해를 건너 대량 유입된 난민들에 대한 대중의 광범위한 반감에 편승, 지지세를 불려왔다. 총 유권자의 3분의 1에 달하는 부동층을 흡수할 경우 정부 구성에 필요한 하한선으로 인식되는 득표율 40%를 넘기는 깜짝 승리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창당 9년 만에 집권을 노리고 있는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은 기성 정치에 반감이 높은 젊은층, 빈곤에 신음하는 남부를 적극 공략하며 30% 안팎의 표를 얻어 단일 정당 가운데 최대 정당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성운동 역시 난민 자격 심사 강화, 유럽에 유입된 난민들이 첫발을 디딘 국가에서 망명 신청 절차를 진행하도록 규정한 더블린 조약 개정 등을 주장하며 난민 단속 강화를 공약했다.
집권 민주당은 중도좌파의 분열과 더딘 경제회복, 지난 몇 년 간 이어진 난민 대량 유입에 대한 반발 기류로 인해 인해 지지율이 23%선의 역대 최하치로 떨어져 완패가 예상된다.
민주당을 중심으로 친유럽연합(EU) 정당인 플러스유럽 등 중도좌파 정당들이 손을 잡은 중도좌파연합의 경우 총선 전 마지막으로 공표 가능한 여론조사에서 합계 지지율이 약 27%로 나타났다.



개표 결과 어떤 진영도 독자적으로 정부를 꾸리기에 충분한 표를 얻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면, 총선 전 연대와 상관없이 각 정당들이 새로운 합종연횡을 시도하며 짧으면 수 주, 길면 수 개월 간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對)EU 정책을 비롯해 큰 정책 줄기에서 공통점이 많은 베를루스코니의 FI와 렌치 전 총리의 민주당이 2013년 총선 직후와 마찬가지로 좌우 대연정을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당사자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EU 등 국제사회는 이번 투표에서 극우와 포퓰리즘 세력이 과연 얼마나 표를 얻을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U 경제규모 3위 국가 이탈리아에서의 극우, 포퓰리즘 득세는 오는 4월 헝가리 총선 등 주변국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또, 극우 세력으로 분류되는 동맹, FDI, 신파시즘을 계승한 카사파운드, 포르차 누오바(FN) 등과 포퓰리즘 성향의 오성운동의 합계 득표율이 50%를 넘을지도 관심거리다.
이는 이탈리아 기성정당에 대한 대중의 반발이 심상치 않음을 드러내며 이탈리아 정치 체계가 커다란 지각 변동 시기로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이날 밤 11시 투표가 종료된 뒤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며, 최종 결과는 5일 오전 나올 예정이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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