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만월대 금속활자 직지와 만날까…청주시 공동 전시 추진

입력 2018-03-25 09:17  

북한 만월대 금속활자 직지와 만날까…청주시 공동 전시 추진
성사되면 남북 화해·문화교류 물꼬…남북 역사학자협 긍정 검토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고려 왕궁터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개성 만월대에서 남북이 공동으로 발굴한 금속활자 등 고려시대 유물의 국내 전시가 추진된다.

충북 청주시는 오는 10월 개최할 '2018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을 앞두고 북한의 만월대 발굴 유물 청주 전시를 추진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약칭 직지)은 청주 흥덕사에서 고려 우왕 3년(1377) 때 간행한 책이다. 아쉽게도 하권 한 권만 유일하게 남아 프랑스 국립도서관 동양문헌실에 보관돼 있지만 현존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으로 인정받았다.
개성 만월대는 공민왕 10년인 1361년 홍건적 침입 때 소실된 고려의 왕궁터로, 이곳에서는 국가 주도로 만든 금속활자 등 고려시대 유물이 다량 발굴됐다.
만월대 발굴 유적의 청주 전시가 성사된다면 남북 고려시대 금속활자 문화를 살필 수 있다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가 크다.
시 관계자는 "서양 최초의 금속활자본인 쿠텐베르크의 '42행 성경'보다 70여년 앞선 직지의 창조적 가치를 알리는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 때 만월대 발굴 금속활자 등 북한의 유물이 전시되면 남북 화해와 문화 교류라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만월대에서 발굴된 유물이 남한에서 전시된 적은 없다.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가 합의된 지난 1월 남북 고위급 회담과 실무회담 때 남측이 양측 유물의 평창 공동 전시를 제안했으나 북측은 '유물 전시는 올림픽 이후 논의하자'는 입장을 밝히면서 성사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평창 올림픽 때 마련된 '만월대 공동발굴 평창 특별전'은 디지털로 황궁과 유물을 재현하는 방식으로 열렸다.
청주시는 만월대 유물을 직지코리아와 연계, 전시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문화재청은 물론 유물 발굴 주체인 남북역사학자협의회와 협의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남북역사학자협의회와 2차례 실무접촉을 했다"며 "남북 관계에 변수가 많아 확답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개성 만월대 남북 공동 발굴사업은 2007년 시작됐다.
제사 공간인 경령전을 비롯, 50동의 건물터가 확인됐고 금속활자와 원통형 청자를 포함해 1만3천500여점의 유물이 발굴됐다.
2016년 초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공동발굴이 중단됐지만 북한이 단독으로 발굴을 계속하고 있다.
청주시의 구상은 만월대에서 발굴된 유물 전부를 전시하는 것이다. 이것이 어렵다면 금속활자 등 일부라도 전시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만월대에서 발굴된 금속활자는 모두 5점인데, 재질은 청동이고 제작 시기는 12∼13세기로 추정되고 있다. 국가가 주도해 만든 최고 수준의 활자로 평가받고 있다.
시 관계자는 "만월대 유물 전시가 성사되면 청주예술의전당 앞 광장에 전시장을 마련하거나 청주고인쇄박물관 일부를 리모델링해 전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지를 발간한 흥덕사 터에 들어선 청주고인쇄박물관에는 국가무형문화재 금속활자장이 2011년부터 5년간 전통 주물기법인 밀랍주조법으로 복원한 직지 금속활자인판이 배치돼 있다.
k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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