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4·3 행방불명인 유해발굴 재개…탐사 레이더 투입(종합)

입력 2018-04-25 17:14   수정 2018-04-25 17:14

제주공항 4·3 행방불명인 유해발굴 재개…탐사 레이더 투입(종합)
4·3평화재단 "희생자 유해 유가족 품에 갈 수 있도록 최선"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4·3 당시 학살된 희생자의 유해를 발굴하기 위해 암매장 흔적을 찾는 작업이 25일 이뤄졌다.

유해발굴 및 유전자 검사 업무대행을 맡은 제주4·3평화재단은 이날 제주국제공항 남북활주로 동쪽 뫼동산 인근 지역에서 2010년부터 중단됐던 제주4·3 행방불명인 유해발굴 사업을 진행했다.
유해발굴 조사단은 이날 땅속탐사레이더(GPR·Ground Penetrating Radar)를 투입해 암매장으로 생겨난 지형변화가 있는지 탐지하는 작업을 벌였다.
고주파의 전자기파를 지하로 보내 되돌아오는 신호를 분석, 희생자 유골과 땅속 주변과의 전기적 특성 차이로 흔적을 찾는 방식이다.
조사단은 오는 28일 오전 5시까지 차량형과 핸드형 탐사장비 등 2개의 장비를 이용해 각각의 결과를 교차 분석함으로써 정확도를 높일 예정이다.
제주공항 내 암매장지로 추정되는 곳은 총 5곳이다.
지난해 말 이뤄진 '4·3 행방불명인 유해발굴 예정지 긴급 조사 용역' 결과 1번 남북활주로 동쪽 뫼동산 인근, 2번 남북활주로 북단 서쪽 구역, 3번 동서활주로 서단 북쪽 구역, 4번 동서-남북활주로 교차 구역, 5번 화물청사 동쪽 구역 등이다.

그러나 1번과 2번, 5번에 대해서만 시굴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조사단은 지난달 30일 밤 지적측량 작업을 진행, 3번과 4번 지점은 주활주로 중심에서부터의 거리가 80m에 불과해 사실상 발굴이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발굴작업을 하려면 활주로 중심에서 최소 150m 이상 떨어져야 한다.
GPR 조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광범위한 조사범위에다 유골과 돌을 구분하는 분석작업 등을 거쳐야 하는 만큼 2주일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조사단은 GPR 조사 과정에서 이상 신호가 나오는 지점을 중심으로 시험적으로 땅을 파는 시굴조사를 하고, 암매장 흔적 등이 발견되면 오는 8월께 본격적인 발굴작업을 벌이게 된다.
모든 계획은 기상상황과 조사범위 등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제주공항에는 1949년 10월 4·3 진압군이 군법회의를 통해 사형 집행된 240여명의 희생자와 한국전쟁 이후 예비검속 과정에서 희생된 800여명의 희생자 중 상당수의 유해가 묻혀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4·3 희생자 유해발굴 사업은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이뤄져 총 400구의 유해가 발굴됐다. 이 가운데 92구의 신원이 확인됐다.
2007년 제주공항 서북 측에서 2단계 1차 발굴을 한 결과 128구의 유해가, 이듬해 제주공항 동북 측을 발굴하자 260구의 유해가 발굴되는 등 공항에서 확인된 유해는 총 388구(신원확인 90구)에 이른다.
이들 유해는 모두 1949년 군법회의와 예비검속 과정에서 희생된 서귀포 지역의 주민으로, 제주시 지역인 북부 예비검속 과정에서 희생된 약 200여명의 희생자 유해는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이번 유해발굴을 통해 4·3 당시 제주에서 자행된 예비검속에 대한 역사 정리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양조훈 4·3평화재단 이사장 "제주공항 내 유해발굴사업은 한국공항공사 등과 협의를 통해 남북활주로는 필요에 따라 잠정 폐쇄하도록 합의를 봤지만, 주활주로의 경우 도저히 폐쇄할 수 없는 애로사항이 있다"며 "이외에도 공항 확장과정에서 유해가 훼손됐을 가능성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행방불명된 희생자 유해가 유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bj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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