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톡톡]'동심 수리합니다'…장난감 수리 봉사 할아버지의 특별한 선물

입력 2018-05-03 07:30  

[사진톡톡]'동심 수리합니다'…장난감 수리 봉사 할아버지의 특별한 선물
키니스장난감병원 소외계층 아이들에게 장난감 3t 기증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이 장난감 치료될까요?"
인천시 남구 주안시민지하상가 내 키니스장난감병원에 한 아주머니가 찾아왔습니다.





아주머니는 "빌린 장난감인데 우리 아이가 가지고 놀다가 고장 났다"며 분홍색 피아노 장난감을 병원 주치의인 할아버지께 건넸습니다.
장난감을 요리조리 살핀 할아버지는 "조금만 손 보면 될 것 같다"고 진단을 내립니다.
마음을 졸였던 아주머니는 그제야 미소를 보이며 할아버지께 감사 인사를 합니다.





인천의 유일한 무료 장난감 수리점이자 비영리 민간단체인 키니스장난감병원에는 늘 진료를 기다리는 장난감들로 가득합니다.
'키니스'라는 이름은 어린이를 뜻하는 'Kid'와 노인을 뜻하는 'Silver'를 합성해 만들어졌습니다.
장난감 박사인 할아버지 6명은 무보수로 월∼금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늘 빡빡한 진료 일정을 소화합니다. 그래도 손이 부족합니다.
장난감을 파는 곳은 많아도 수리하는 곳은 드물기 때문입니다.








병원은 지난해 이곳 지하상가로 이전한 뒤 기존 예약치료 외 현장진료를 시행하면서 더 분주한 모습입니다. 지난 한 해 병원을 거쳐 간 장난감은 5천여 점에 달합니다.
막내 박사인 원덕희(64) 할아버지는 이곳에서 제일 바쁜 직원입니다.
장난감 수리는 물론 진료 예약접수·택배 배송·전화 응대 등 가장 많은 업무를 담당합니다.
원 할아버지는 3일 "부천공고 전기과에서 20년간 교직 생활을 한 경력을 봉사에 활용하고자 이곳에서 일하게 됐다"며 "아이들로부터 '장난감을 고쳐주셔서 감사하다'는 편지를 받을 때면 보람을 느낀다"고 장난감 박사가 된 동기와 소감을 밝혔습니다.





장난감 박사 할아버지들은 어린이날을 앞두고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는 데 열을 올립니다.
1년간 기증받아 정성스레 치료한 중고 장난감을 지역 아동센터 등에 기증하기로 한 것입니다. 장난감의 양은 자그마치 3t이나 됩니다.
할아버지들은 지난해에도 중고 장난감 3t가량을 지역 부모들과 아이들에게 나눠 줬습니다.
병원 원장인 김종인(71) 할아버지는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형편이 어려워 장난감을 사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다. 올해는 이런 아이들을 돌보는 곳에 장난감을 모두 기증하기로 했다"며 "소외계층 아이들이 이 장난감으로 동심을 잃지 않고 성장하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장난감 박사 할아버지들에게는 작은 소망이 있습니다. 병원을 함께 꾸려갈 장난감 박사를 양성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선뜻 나서는 이는 없습니다.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봉사라는 인식 때문입니다.
김 할아버지는 "월급은 없지만 이곳에는 봉사의 즐거움이 있다. 대부분 직원이 공학도 출신이라서 장난감 수리 기술도 가르쳐준다"며 "봉사할 마음만 있다면 누구든 환영"이라고 말했습니다.


tomatoy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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