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에게 귀기울이는 총장 나오길"…성신여대, 총장 직접투표

입력 2018-05-30 11:50  

"학생들에게 귀기울이는 총장 나오길"…성신여대, 총장 직접투표
교수·직원·학생·동문 등 전 구성원 참가하는 첫 직선제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학교의 중심은 당연히 학생 아닌가요? 그런 학생의 의견을 반영해서 대학을 이끌어갈 총장을 뽑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마음으로 직접 투표하러 왔어요."
30일 오전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 체육관에서 만난 이 학교 정치외교학과 학생 이정연(19)씨는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이날은 성신여대가 교수는 물론 직원, 학생, 동문 등 대학 내 모든 구성원이 제11대 총장을 선출하는 날이다.
성신여대는 최근까지 이사회가 총장을 임명해왔지만, 심화진 전 총장이 교비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실형을 선고받자 진통 끝에 총장직선제로 전환했다.
1936년 문을 연 성신여대에서 교수들이 투표로 총장을 직접 선출한 적은 있지만, 학생의 의견까지 반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립대 중 학내 모든 구성원의 손으로 직접 총장을 뽑은 대학은 이화여대에 이어 성신여대가 두 번째다.
학생들은 총장 투표에 자신들의 뜻이 반영되는 것을 반겼지만, 학생 투표 반영비율이 9%에 그친다는 점을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주체별 투표 반영비율은 교수가 76%로 가장 높고 직원 10%, 학생 9%, 동문 5% 순이다.
법과대학에 다니는 구소영(20)씨는 "대학 구성원 중에 학생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데 투표에는 고작 9%밖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게 아쉽다"며 "다음 총장선거 때는 학생의 목소리를 더 많이 담아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수들 역시 총장직선제를 환영하면서 앞으로도 이런 문화가 계속 유지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심 전 총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고 지난해 10월 취임한 김호성 총장은 "과도기 총장으로서 그간 힘든 점이 없지 않았지만, 대학 내 민주주의를 완성했다는 마음에 기쁘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 총장을 선출한다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선거 운동 과정에서 후보자들이 구성원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고 소통했다는 게 더 값지게 느껴진다"며 "차기 총장은 '말하는 총장'이기보다 '듣는 총장'이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사회교육과 황경숙 교수는 "직선제로 총장을 뽑는 것은 민주적인 대학으로 가는 첫걸음"이라며 "오랜 기간 분규를 거친 우리 대학이 민주 총장을 선출해 한걸음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성신여대 제11대 총장선거에 출마한 후보는 사회과학대학 지리학과 양보경(63·여) 교수와 법과대학 법학과 전광백(61) 교수 등 2명이다. 애초 인문과학대학 독일어문·문화학과 김한란(63·여) 교수도 출마했으나 전날 사퇴했다.
run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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