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역사교과서 개정과정서 '탈중국화' 논란 일듯

입력 2018-08-11 09:15  

대만 역사교과서 개정과정서 '탈중국화' 논란 일듯
교육부, 초교-고교 역사교과서 개정…고교 교과서 변화 심할 듯
당국자 "고교 교과서 국가별 편찬방식 벗어나 주제별로 지역 강조 방향"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대만 독립성향의 민진당 정부가 앞으로 대만 고교 역사교과서에서 중국사를 동아시아의 범주에 포함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당국이 역사교과서 개정 과정에서 '탈중국화'를 시도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대만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은 대만 교육부가 11일부터 13일까지 교과과정 심의회를 개최해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의 12년 국민 기본교육 국정교과서의 사회영역 강령 초안을 심의한다고 11일 보도했다.
이번 국정교과서 개정안 심의에서 고교 역사과정이 가장 큰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장마오구이(張茂桂) 12년 국민 기본교육 사회영역 연구팀장은 "이번 일반형 고등학교 역사과정은 기존과 다른 새로운 형식이 될 것"이라며 "편년사(연대사), 국가별 교재 편찬방식을 버리고 주제별로 지역을 강조하는 교과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중국사, 대만사와 세계사의 구분이 없어지기 때문에 이들의 비율 계산은 무의미하다며 과거 개념으로 이 개정강령을 바라보지 말라고 당부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탈중국화' 시동을 거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런 의견에 대해 장 팀장은 이 같은 형식은 중국사를 동아시아사로 대체하는 것이 아니고, 교사들에게 지역의 관점에서 역사를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번 교과과정 심의회는 "다수의 심의위원이 역사 전문가는 아니지만, 특정 이데올로기에 치우치지 않도록 할 것이며, 너무 난해하거나 학생 부담을 늘리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천페이펑(陳培豊) 중앙연구원 대만사 연구소 연구원은 동아시아라는 관점에서 중국을 연구하면 더 다양하고 복잡한 내용을 볼 수 있다며 교육부의 이 같은 움직임에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황진싱(黃進興) 중앙연구원 부원장은 지역사가 국가별 역사를 대신하고, 주제별 연구가 편년사를 대신하는 것은 현재의 학술 연구 추세지만 이런 연구방식이 고등학생에게 적합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추융춘(邱永春) 고등학교 역사 교사는 "주제별 학습을 하더라도 역사적 맥락이 있어야 한다"며 "결국, 학생과 교사가 해야 할 과제가 더욱 많아지는 셈"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연합보는 이 같은 교수 방식은 국가개념이 아닌 '지역'을 강조하는 형식으로 '탈중국화' 논쟁의 불씨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대만 국정교과서 개정문제는 정권교체때마다 사회적 화두가 돼왔다.
1997년 리덩후이(李登輝) 총통이 '대만 바로 알기'(認識台灣) 교과서를 추진했지만, 당시에는 친일 색채 논란이 있었다.
그 뒤 천수이볜(陳水扁) 총통 시절에는 대만의 각 민족언어 교육을 추진하며 교과서에 대만 역사와 지리 내용을 대폭 늘려 대만 주체의식을 강화했다.
마잉주(馬英九) 총통 시절에는 2014년 탈(脫) 대만화를 시도하며 일본 통치 시기의 대만과 중국의 상호교류 등을 강조하는 고교 교과서 개정을 시도했다. 그러나 민진당 및 민간과 학생 단체의 반대로 2015년 7월 고교에서 자율적으로 신·구 교과서를 선택하도록 교육부에서 결정했다.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취임하면서 탈중국화 역사 교과서를 재추진하자 지난 2월 친중 성향의 국민당 당원 양성기관인 쑨원(孫文)학교가 탈중국화 역사 교과서 추진에 반대하는 국민투표를 제안하기도 했다.
jinbi10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