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레 소잉카·크리스 마틴·데이먼 알반 등 참여…보비 와인 석방 탄원
"'빈민가 대통령' 인기 두려워한 무세베니 정권 탄압" 비난 거세져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영국 록밴드 콜드플레이의 보컬 크리스 마틴, 아프리카 베넹 출신 가수 안젤리크 키드조, 영국 밴드 블러(Blur)의 보컬 데이먼 알반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우간다 인기 가수 출신 야권 정치인의 석방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22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주 우간다에서 체포돼 일주일 넘게 구금돼있는 하원의원 보비 와인(본명 로버트 캬굴라니)의 석방을 촉구하는 청원서에 서명했다.
구명운동은 나이지리아의 전설적 음악가이자 반정부 활동가로 군부에 저항했던 펠라 쿠티의 전 매니저 리키 스타인이 시작했다.
청원에는 나이지리아의 노벨문학상 수상자 월레 소잉카를 비롯해 아일랜드 출신 록밴드 U2의 베이시스트 애덤 클레이턴, 영국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 '제네시스'의 전 보컬 피터 가브리엘 등 80명 넘는 유명인들이 참여했다.
보비 와인은 우간다 빈민촌 출신으로, 가난과 사회 정의를 다룬 음악으로 "빈민가 대통령"으로 사랑받으면서 인기 스타로 등극했다.
그는 지난해 돌연 꼰 머리를 말끔히 잘라내고 의상도 세련된 양복 스타일로 바꿔 보궐선거에 출마, 우간다 중부의 키아돈도 이스트 지역 하원의원에 당선되며 정계에 진출했다.
와인은 지난주 북서부 아루아의 보궐선거 지원 유세에 나섰다가 체포됐다.
당시 이 지역 여권 후보를 지원하고자 방문 중이던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의 차량이 야당 지지자들이 던진 돌에 맞는 등 충돌이 빚어졌다.
이후 집권당은 야당 후보 카시아노 와드리에 패했고 우간다 당국은 와인과 와드리 등 야당 인사들을 대거 체포했다.
당국은 와드리에게는 반역죄를 적용했고 와인에 대해서는 호텔 객실에서 무기와 탄약이 발견됐다며 무기 불법소지 혐의를 적용했다.
그러나 와인의 체포 소식이 알려지자 그의 정치적 영향력을 두려워한 현 정권이 정치적 이유로 그에게 죄를 뒤집어 씌웠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실제로 무세베니 대통령은 현 임기가 끝나는 2021년 6연임에 도전하고자 지난해 12월 대통령 입후보자의 나이를 75세 미만으로 제한한 규정을 없애는 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BBC는 인구의 75% 이상이 30세 미만인 우간다에서 보비 와인의 인기는 2021년 무세베니 대통령의 6번째 집권에 위협이 됐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와인의 구금을 둘러싸고 우간다 정치권에서는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3일 우간다 군사법원에 모습을 드러낼 와인은 최근 변호사를 통해 구금 상태에서 군인들의 가혹 행위로 제대로 보거나 말하고 걷지도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mong07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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