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무역전쟁서 관세 말고 쓸 '실탄'은 없나…대안론 모색 활발

입력 2018-09-21 11:19  

중국,무역전쟁서 관세 말고 쓸 '실탄'은 없나…대안론 모색 활발
관영 매체 중심으로 '미국 괴롭힐 새 카드' 찾기 위한 논의 무성
희토류 등 美 필요 품목 수출금지·미국산 제품 차별관세 등 다양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보복 관세 이외에 미국을 대상으로 쓸 다른 수단은 없을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파상적인 보복 관세 공세에 맞대응할 추가 관세 카드가 고갈되자 중국 내에선 '관세 카드' 이외에 다른 '실탄'을 찾기 위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1일 "미국을 괴롭힐 수 있는 대안을 찾는 데 초점을 맞춘 논의가 시작됐다"면서 중국 내에서 관영 언론 매체를 중심으로 다양한 대안론이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안은 미국산 수입품에 차별적으로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안에서부터 미국이 가장 필요로 하는 중국산 희토류 등에 대해 수출을 금지하는 방안에 이르기까지 '백가쟁명식'으로 제기되고 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7일(현지시간) 2천억 달러(약 224조 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 5천745개 품목에 24일부터 10%의 관세를, 내년 1월 1일부터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미 미국은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보복 관세를 부과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산 수입품의 거의 절반가량이 미국 정부의 보복 관세 대상에 올랐다.
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보복 관세 조처를 한 바 있는 중국은 지난 18일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 5천207개 품목에 5∼10%의 관세를 24일부터 부과하겠다며 반격에 나섰다.
미국은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추가로 관세를 부과하는 조처를 했는데 중국은 600억 달러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고, 관세율도 5∼10%로 미국의 조치에 미치지 못한다.
이는 그만큼 중국이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대응할 관세 보복 카드가 고갈됐다는 의미로 읽힌다.
미국의 대중국 수출액이 연간 1천500억 달러 정도이기 때문에 중국이 추가로 부과할 수 있는 미국산 수입품은 400억 달러 규모밖에 남지 않았다.
게다가 남아 있는 4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은 반도체를 비롯한 제조업의 핵심 부품들로,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의 제조업체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관리들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보복 관세 이외에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금융서비스 회사인 가베칼의 공동 설립자인 아서 크뤠버는 미·중 무역전쟁에서 중국의 지도자들이 사용한 기존의 전략이 모두 실패했다고 진단했다.
중국 지도부가 사용한 전략은 대미 구매사절단 파견, 중국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극진한 대접, 미국 내 비둘기파인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의 협상 시도 등이었다.
크뤠버는 "중국은 지구전에 대비해 진지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중국이 미국과의 장기전에 대비하면서 중국 내 논의는 미국을 괴롭힐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찾는 쪽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중국의 관리들과 관영 매체들은 주로 미국에 꼭 필요한 품목에 대한 수출을 금지하거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품목별로 차등적으로 관세를 부과하는 '비대칭적 관세전략'을 택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지난 19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에는 중국 당국에 대해 관세를 넘어서는 대응전략을 구사할 것을 촉구하는 기고문이 실렸다.
필자는 기고문을 통해 "중국이 미국에 대해 양적인 보복을 할 수는 없지만, 독자적인 전장을 택해서 독자적인 방식으로 싸울 수는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필자는 대체재를 찾기 어려운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낮은 관세를 부과하고 사치품이나 소비재 등 대체재를 쉽게 찾을 수 있거나 중국의 제조업과 경쟁 관계에 있는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러우지웨이 전 재정부장도 지난 16일 한 포럼에서 중국이 관세를 뛰어넘어 특정한 원자재나 제품의 대미 수출을 금지하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 정부의 보복 관세 리스트에서 제외됐거나 미국 산업계의 반대로 관세 리스트에서 빠진 품목들을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SCMP에 따르면 당초 미국 정부의 보복 관세 리스트에 포함돼 있던 중국산 제품 300개가량이 미국 산업계의 로비로 인해 관세 목록에서 완전하게, 또는 부분적으로 삭제됐다.
특히 미국 정부의 보복 관세 리스트에서 빠진 품목 가운데는 희토류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희토류는 첨단 IT 제품 생산에 필요한 물질로, 중국이 세계 최대의 수출국이다.
아울러 애플워치, 에어팟 등 중국에서 생산되는 애플의 제품들은 미국의 관세 리스트에서 제외됐다.
러우 전 재정부장은 "무역전쟁에서 승자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 품목에 대해선 중국은 한계손실이 적지만 미국의 한계손실은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민일보의 기고문도 중국은 미국산 수입품을 중국산으로 교체함으로써 무역전쟁을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jj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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