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의약품 없다"…'강진·쓰나미' 인니 주민, 분노 폭발(종합)

입력 2018-10-02 18:24   수정 2018-10-02 21:56

"식량·의약품 없다"…'강진·쓰나미' 인니 주민, 분노 폭발(종합)
물품 부족에 약탈·혼란 심화…경찰, 경고사격·최루탄 동원 대응
인니, 국제사회에 'SOS'…유엔 "19만명에 인도주의적 지원 시급"



(서울·뉴델리=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김영현 특파원 =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에 강진과 쓰나미가 강타해 최소 1천234명이 숨진 가운데 생필품과 의약품 부족에 시달리던 현지 주민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지원이 아직 본격화되지 않은 가운데 주민들은 생존을 위해 약탈에 나서고 있고, 경찰은 경고사격과 최루탄을 동원해 치안 유지에 안간힘을 쓰는 등 현지 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현지 주민 부르하누딘 아이드 마세(48)는 "정부와 대통령이 이곳에 왔지만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음식과 물"이라고 2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말했다.
다른 주민 율리아니는 교도통신에 "먹을 것도 마실 것도 없다. 며칠간 못 먹어도 좋지만 우리 아이들에게는 먹을 것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AFP 통신은 피해 지역에서 의약품을 다 떨어져 가고 있으며, 중장비 부족으로 무너진 건물에 매몰된 주민들의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그간 통신이 두절됐다가 지난 1일부터 참상이 알려지고 있는 동갈라 지역 주민은 구호물품이 몰리는 팔루 시 외에 동갈라에도 관심을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식료품을 구하려는 주민들의 가게 약탈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100여명의 주민이 아귀다툼을 벌이며 한 가게를 털어가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보도했다. 주민들은 가게의 창문을 깨고 들어가 옷, 담요, 식수, 기저귀 등 각종 생필품을 닥치는 대로 쓸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경고사격과 함께 최루탄까지 쏘며 치안 유지에 애쓰고 있다.
지진 발생 직후에는 생존과 직결된다는 이유로 주민의 생필품 약탈을 방관했으나 이제 구호품이 보급됨에 따라 치안 유지가 더 시급해졌다고 판단한 것이다.
경찰 당국 관계자는 AFP통신에 "식품 등이 공급되고 있고 배급만하면 되는 상황"이라며 "이제 우리는 법질서 강화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컴퓨터와 현금 등을 훔치다가 경찰에 체포된 주민의 수는 35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세계 각국도 앞다퉈 피해 지역 지원에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과 싱가포르를 비롯한 18개국이 이번 인도네시아 재난 사태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고 싱가포르 일간 더 스트레이츠타임스가 전했다.
한국은 인도네시아에 100만 달러(11억 원)의 인도적 지원을 하고 해외긴급구호대의 파견도 검토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프란치스코 교황 등은 인도네시아의 대규모 인명 피해를 애도하며 재난 복구 지원을 약속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EU 차원의 대폭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인명·재산 피해가 갈수록 커짐에 따라 국제 원조기구와 비정부 기구(NGO)들의 구조 활동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는 또 피해 지역에 더 많은 구조대를 보내라고 관계 당국에 지시했다.
구조 및 복구 작업이 진행될수록 사망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재 6만 명 가까운 주민이 피난 생활을 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이번 재난과 관련, 약 19만1천 명에 대한 인도주의 지원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인도네시아 정부의 사각지대에 주로 있는 어린이 4만6천 명과 노인 1만4천 명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kms123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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