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유엔 이주 글로벌 콤팩트' 갈등, 폭력 시위로

입력 2018-12-17 10:20   수정 2018-12-17 11:01

벨기에 '유엔 이주 글로벌 콤팩트' 갈등, 폭력 시위로
우파 정당 주도 5천여 명 거리시위…'맞불 집회'도 열려

(서울=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지난 10일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린 정부 간 회의에서 채택된 '유엔 이주 글로벌 콤팩트'(GCM·Global Compact for Safe, Orderly and Regular Migration)를 놓고 유럽 등 세계 곳곳에서 분열상이 나타나고 있다.
급증하는 이주 문제를 국제사회가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마련한 이 콤팩트(합의)는 체류 조건과 관계없이 이주민 인권 보호와 노동시장 등에 대한 차별 없는 접근 허용, 취약 이주자 보호 등을 규정하고 있다. 정부 간 협정(Agreement)이나 조약(convention)이 아니어서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이민 문제가 사회 문제로 떠오른 지역에선 예민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벨기에에서는 일요일인 16일 브뤼셀 유럽연합(EU) 본부 주변에서 이민에 반대하는 네덜란드어권 민족당(N-VA) 등 우파 정당 주도로 유엔 이주 글로벌 콤팩트에서 빠지라고 요구하는 '마라케시 반대 행진(March against Marrakech)' 시위가 펼쳐졌다.
약 5천500명이 참가한 시위는 최루탄과 물대포를 동원한 진압 경찰에 맞서 일부 시위 참가자들이 깨뜨린 보도블록과 폭죽 등을 던지면서 폭력적인 양상을 띠기도 했다.
시위대는 '우리 국민이 먼저다' '이미 충분한 이민자를 받아들였다. 국경을 막아라'는 등의 구호가 적힌 펼침막을 선보였다.
일부 시위 참가자들은 외국인 이민정책에 우호적인 프랑스어권 자유당(MR) 소속인 샤를 미셸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벨기에 벨가통신은 시위 과정에서 90여 명이 연행됐다고 전했다.
[로이터제공]
벨기에에서는 2014년 총선을 계기로 최대 원내 정파인 N-VA 등 4개 정당 주도의 연립정부가 출범했으나 미셸 총리가 유엔 이주 글로벌 콤팩트 서명식에 참석하는 것을 문제 삼아 N-VA 소속 장관 4명이 사퇴해 지난 9일 연정 체제가 무너지는 등 이민 문제를 둘러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실제로 우파 정당 주도의 반 이민 시위가 진행된 16일에도 브뤼셀 시내 다른 곳에서는 유엔 이주 글로벌 콤팩트를 지지하는 맞불 시위가 벌어졌다.
좌파 정당과 시민단체들이 주도한 이 시위는 1천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우파 집회와는 다르게 평화롭게 진행됐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미국을 제외한 유엔 193개 회원국이 애초 동의했던 유엔 이주 글로벌 콤팩트에 서명한 국가는 164개국에 그쳤다.
23개 세부 목표를 담은 이주에 관한 글로벌콤팩트는 난민 문제가 국제적으로 불거진 2016년 9월 유엔 총회 결의로 논의가 시작됐다.
그러나 미국은 그해 12월 초안 협상 단계에서 불참을 선언했다. 지난 7월 초안이 나오자 헝가리, 오스트리아, 이스라엘, 폴란드, 슬로바키아, 체코, 호주, 불가리아, 라트비아, 도미니카 공화국, 칠레 등도 불참 대열에 동참했다.
불참 국가들은 유엔 이주 글로벌 콤팩트가 이민 정책에 대해 각국이 주권을 행사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국경 통제를 느슨하게 만들 우려가 크다는 이유 등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유엔이 오는 19일 총회에서 모로코에서 채택된 콤팩트 내용을 승인할 예정인 가운데 프랑스 극우파 정치인인 마린 르펜은 "(유엔 이주 글로벌 콤팩트에) 서명한 나라는 악마(devil)와 합의한 것"이라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그러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글로벌 콤팩트는 이주에 대한 다각적인 접근을 진전시키는 이정표"라며 다른 시각을 보였다.
프란치스코 로마 가톨릭 교황도 16일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일요 삼종 기도회에서 "다양한 이유로 고국을 떠난 이들을 위해 국제사회가 책임과 연대, 연민을 지닌 채 함께 노력할 수 있길 바란다"며 유엔 이주 글로벌 콤팩트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다.
parks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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