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총선 꼭 2개월 앞으로…군부 vs 탁신파 '정면 대결'

입력 2019-01-24 11:24  

태국 총선 꼭 2개월 앞으로…군부 vs 탁신파 '정면 대결'
안정적 민주주의 확립 가늠자…5월 9일까지 결과 발표 여부는 미정
상원 250명은 군부가 선발…총리투표 시 쁘라윳 재집권 가능성 커져
팟캐스트·탁신 아들 탁신계 정당 참여 등 탁신계도 '총력전' 준비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민정 이양을 위한 총선이 3월 24일 치러지는 것으로 최종 확정되면서 태국 정치권은 남은 두 달간 선거운동으로 뜨거워질 전망이다.
지난 2014년 5월 군부 쿠데타로 잉락 친나왓 정권이 전복된 뒤 거의 5년 만에 치러지는 이번 총선을 놓고 외신들은 안정적인 민주주의의 주춧돌을 놓을 가늠자로 보고 있다.
태국은 동남아시아 경제 규모 2위 국가지만, 입헌군주제가 도입된 1932년 이후 19차례의 군부 쿠데타로 인해 정치 안정 측면에서는 의문부호가 끊이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지난 4년여간 '집권 프리미엄'을 누리며 지지세를 강화해 온 쁘라윳 짠-오차 총리 중심의 군부 정권과 해외 도피 중이지만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 중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추종하는 탁신파 간 총력전이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 투표 일정 확정…'5월 9일 데드라인'은 불명확 = 태국 선관위가 전날(23일) 발표한 총선 로드맵에 따르면 각 정당은 내달 4~8일까지 하원 선거에 출마할 후보자 명단과 총선 이후 선출할 총리 후보 명단을 선관위에 제출해야 한다.
3월 4~16일에는 재외국민 투표, 17일에는 부재자 투표가 각각 진행된다.
3월 24일 총선이 실시되면 선관위는 60일 이내에 투표 결과를 확정해야 한다.
다만 지난해 12월 11일 헌법 발효 뒤 150일 이내에 총선이 치러져야 한다는 조항에 따른 '5월 9일 데드라인'이 결과 발표까지 포함하는지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잇티폰 분프라콩 선관위원장은 향후 필요할 경우, 헌법재판소에 유권 해석을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 하원 유권자·상원은 군부가 선출…총리는 쁘라윳이 '유리'? =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하원의원만 뽑는다.
하원의원 정수는 500명으로 이 중 350명은 소선거구에서 직접 선거를 통해, 그리고 나머지 150명은 비례대표로 각각 선출된다.
상원의 경우, 2016년 확정된 군부 개헌안에 따라 군정 최고기구인 국가평화질서회의(NCPO)가 총선 후 5년의 민정 이양 기간에 250명 상원의원을 직접 선발한다.
이들은 또 하원의원들과 함께 총리선출 과정에도 참여할 수 있다.
총리는 상·하원 합동 선거에서 선출한다. 상·하원 750명 투표에서 과반인 376표 이상을 얻으면 총리로 선출된다.
이전에는 선출직 의원 가운데서 총리가 선출됐지만, 개헌안에 따라 선출직 의원이 아닌 군인 출신 등 비선출직 명망가도 총리로 뽑힐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쁘라윳 총리는 지난 22일 "어느 정당이 나를 총리 후보로 영입할지 지켜보고 있다. 제안이 오면 수락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해 '재집권' 의사를 공식화했다.
군부 대리인격인 상원 250표를 '손쉽게' 확보한다고 가정하면, 하원 500표 중 126표만 얻으면 재집권에 성공하게 되는 셈이다.



◇ 군부 vs 탁신파 '정면 대결' = 많은 전문가가 이번 총선을 보는 시각이다.
쿠데타 집권 뒤 5년 가까이 야권을 '억압'하며 영향력을 확대해 온 군부 정권과 2006년 쿠데타로 실각한 뒤 해외 도피 중임에도 도시 빈민층과 농촌 주민 등 '레드셔츠'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 중인 탁신 전 총리 지지 세력 간 대결로 압축된다는 것이다.
군부 정권은 '집권 프리미엄'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집권 이후 매주 금요일 저녁마다 국영방송에 출연해 온 쁘라윳 총리는 지난해 10월 페이스북과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SNS에 개인 계정을 열어 '치적 알리기'에 올인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현 내각에서 활동하는 4명의 장관이 주축이 돼 창당한 뒤 군부 정권과 쁘라윳 총리 지지를 선언한 팔랑쁘라차랏당(PPRP)도 또 다른 예다.
이들은 여전히 장관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장관직을 선거운동에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야당으로부터 나온다.
탁신파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탁신 전 총리는 최근 팟캐스트 '굿 먼데이'(Good Monday)를 게재하면서 '원격 선거운동'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왔다.
랑싯대학 정치학자인 완위칫 분프롱은 "탁신 전 총리가 총선에서 싸울 준비가 돼 있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탁신 아들인 판통태(39)가 최근 탁신계 정당인 푸어타이당에 참여한 것도 상징적이다.
탁신파도 지난해 11월 신생정당 '태국 국민보호당'(타이락사차트)을 만들었다. 하원 비례대표 선출 시 소수당에 유리하도록 개정된 선거법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였다.
양 측간 대결 양상은 여론조사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지난 21일 발표된 '니다 폴'(Nida Poll)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총리 선호도에서는 쁘라윳 총리가 26.20%의 지지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탁신 전 총리가 한때 후계자로 지목했던 푸어타이당의 선거전략위원장 쿤잉 수다랏이 22.40%의 지지를 얻어 근소한 차로 2위였다.
총선 제1당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 중 32.72%가 푸어타이당을 꼽아 가장 많았고, 팔랑쁘라차랏당이 24.16%의 지지로 2위를 차지했다.
다만 두 당 모두 독자적으로 의회 다수당이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따라서 누가 제1당이 되더라도 연정 구성을 위한 합종연횡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태국 현지에서는 퓨처포워드당과 세리루암타이당은 푸어타이당과, 민주당은 팔랑쁘라차랏당과 각각 손을 잡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sout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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