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대통령 "자국대사관 피신 어산지, 망명조건 거듭 위반"

입력 2019-04-03 07:36  

에콰도르 대통령 "자국대사관 피신 어산지, 망명조건 거듭 위반"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레닌 모레노 에콰도르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7년째 피신 생활 중인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가 "반복적으로 망명 조건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모레노 대통령은 이날 과야킬에서 에콰도르 라디오 방송협회와 한 인터뷰에서 "어산지는 개인 계좌나 전화를 해킹할 권리가 없으며 에콰도르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다른 국가의 정치 문제에 개입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모레노 대통령은 특히 위키리크스가 자신의 전화 통화와 사적인 대화, 침실 사진, 아내와 딸이 춤을 추는 모습 등을 가로챘다고 비난했다.
위키리크스가 모레노가 대통령이 되기 전에 가족과 유럽에서 거주하던 당시 입수한 개인 정보를 소셜미디어에 유포했다는 것이다.
모레노 대통령은 그러나 어산지를 대사관에서 추방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호주 국적의 어산지는 2010년 위키리크스를 통해 미국이 수행한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과 관련된 기밀문서 수십만 건을 폭로해 1급 수배대상에 올랐다.
그는 스웨덴에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체포 영장이 발부돼 영국 대법원으로부터 스웨덴 송환 판결을 받자 2012년 6월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들어가 망명자 신분으로 은신해 왔다.
어산지는 영국 경찰에 체포될 경우 미국으로 추방돼 2010년 위키리크스를 통해 미국의 군 관련 극비 문건을 유출한 혐의에 대해 조사받고 법정에 서게 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에콰도르 정부는 2017년 12월 어산지에게 시민권을 부여하고 불체포 특권을 활용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외교관 신분을 부여하려고 추진했으나 실패했다.
하지만 에콰도르 정부와 어산지는 작년 이후 갈등이 심해졌다.
에콰도르 대사관은 지난해 3월 어산지가 러시아 이중스파이 암살시도 사건, 카탈루냐 분리독립 등과 관련한 의견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논란을 일으키자 외부와의 통신을 차단했다.
이후 어산지에 대한 외부소통 차단 조치를 일부 해제하면서 외부인사 면담 전 외교관 사전 승인, 다른 나라의 내정간섭 금지 등 의무사항을 새로 부과했다.
반발한 어산지는 지난해 10월 에콰도르 정부를 상대로 기본권 침해 등에 관한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penpia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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